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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아포리아]행복한 부부 관계를 만드는 ‘세 가지 질문’

 

 

 

“가장 중요한 때는 언제인가? 가장 중요한 사람은 누구인가? 그리고 이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일은 무엇인가?” 톨스토이의 단편소설 ‘세 가지 질문’에서 왕이 던지는 질문이다. 여러분은 어떤 대답이 떠오르는가?

이 질문의 답을 찾기 위해 왕은 혼자서 현인을 찾아간다. 하지만 현인은 왕의 질문에 아무런 말이 없다. 왕은 궁으로 돌아가려다가 나이 많은 현인을 조금이라도 도와주기 위해 직접 밭이랑을 판다. 모든 일을 마친 왕이 돌아가려는 순간 다친 사람이 왕의 앞에 나타나 쓰러진다. 놀란 왕은 다친 사람을 치료해주고 다행히 그는 목숨을 건진다.

사실 그 사람은 왕을 죽이려 한 사람이다. 하지만 왕이 나이 많은 현인을 위해 대신 일을 하느라 현인의 집에 머물러 있었기에 만날 수가 없었고 왕의 군대를 만나 큰 부상을 입었다. 왕은 그런 그를 열심히 도와준 것이다. 부상에서 회복한 그는 왕에게 용서를 구한다.

이때 현인은 왕의 질문에 드디어 답한다. “가장 중요한 순간은 ‘지금’ 입니다. 가장 중요한 사람은 ‘지금 내 곁에 있는 사람’입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일은 ‘지금 내 곁에 있는 사람에게 좋은 일을 하는 것’입니다”

‘지금’이 아닌 ‘과거’나 ‘미래’에 갇혀 사는 부부는 아포리아(난관)에 빠진다. 과거는 바꿀 수 없고 미래는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우리의 행위(말, 행동)가 영향력이 미치는 때는 오직 ‘지금’ 뿐이다. 영화 ‘쿵푸팬더’의 현인 우그웨이는 실의에 빠진 주인공에게 이런 이야기를 한다. “어제는 ‘역사(history)’이고, 내일은 ‘불가사의한 것(mystery)’이나 오늘은 ‘선물(gift)’이다. 그것이 우리가 오늘을 ‘선물(present)’이라고 부르는 이유지”

과거의 잘못을 바로잡을 수 있는 순간은 오늘이다. 과거로 돌아가서 바로 잡는 것은 영화에서나 가능한 일이다. 깊은 반성과 진심 어린 사과는 과거를 바꿀 수는 없지만, 과거에 얽매인 삶에서 벗어나 오늘을 살게 한다.

콩 심은 곳에는 콩이 자란다. 팥이 나오지 않는다. 우리가 바꿀 수 있는 것은 미래가 아니라 오늘이다. 미래는 단지 오늘의 결과일 뿐이다. 미래를 위해 오늘을 희생하고 있다면 다시 생각해야 한다. 준비와 희생은 동의어가 아니다. 오늘 행복의 씨앗을 심어야 행복한 미래가 다가온다.

왕이 목숨을 잃지 않은 이유는 지금 내 곁에 있는 현인과 다친 사람을 위해 자신이 할 수 있는 좋은 일을 했기 때문이다. 자신의 질문에 대답하지 않는 현인을 원망하거나 다친 사람이 누구인지 고민하지 않았다. 그저 지금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했을 뿐이다. 왕의 좋은 일은 현재 곁에 있는 사람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고 다시 자신에게 좋은 일로 돌아왔다.

살면서 ‘GIVE & TAKE’라는 말을 자주 듣는다. 이 말에서 우리가 중요하게 생각해야 하는 것은 순서이다. 현재 곁에 있는 배우자에게 어떤 ‘GIVE’를 하느냐에 따라 나에게 돌아오는 ‘TAKE’가 달라진다. 주기 전에 받는 것을 기대할 때 아포리아에 빠진다.

우리의 영향력은 시간과 공간을 함께하는 사람에게 힘을 발휘한다. 즉, 현재 곁에 있는 배우자에게 하는 나의 행위는 고스란히 나에게 돌아온다. 배우자가 나에게 하는 행위는 내 행위의 결과이다.

자신의 의지로 바꿀 수 있는 것은 오직 하나 ‘지금 곁에 있는 사람에게 하는 나의 행위’이다. 과거를 바꿀 수 없는 것처럼 배우자의 행위를 내가 원하는 대로 바꾸기를 기대한다면 행복한 부부 관계를 기대하기 어렵다.

‘세 가지 질문’에 대한 답의 공통분모는 ‘나’이다. 나의 현재, 나의 곁에 있는 사람, 나의 행위. 그래서 한계를 내가 정해야 한다. 나의 한계를 넘어서는 좋은 행위는 보상을 기대하게 한다. 배우자의 보상을 바라는 행위는 좋은 일이 아니다. 내 의지로 가능한 것은 ‘TAKE’가 아니라 ‘GIVE’다.

톨스토이는 우리에게 말한다. 오늘이라는 선물 상자에 무엇이 들어 있을지 결정하는 것은 지금 내 곁에 있는 사람에게 하는 좋은 일이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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