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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소만한 크기에 코끼리 상아만한 엄금니를 지녔으며, 눈은 피를 뿜듯이 붉고 온몸에 창날 같은 털이 돋아 있다.”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칼리돈의 멧돼지’의 외모다. 그리스 신화에는 난푹함의 대명사로 불리는 이 멧돼지의 사냥을 둘러싼 유명한 일화가 있다.

“칼리돈의 왕 오이네우스는 풍년이 들자 그 수확을 기뻐하며 모든 신들에게 감사의 제물을 올렸다. 하지만 아르테미스 여신은 제외시켰다. 이에 격분한 아르테미스는 자신의 하녀를 멧돼지로 변신시켜 칼리돈으로 내려보냈다. 이 멧돼지는 농부들이 힘써 일군 논밭을 쑥밭으로 만들어 버리는 등 사람들에게 큰 피해를 끼쳤다. 이에 오이네우스의 아들 멜레아그로스가 그리스 전역의 영웅들에게 멧돼지를 처치하는 데 힘을 모아 주기를 호소하자, 여러 영웅들이 모여들었다. 사냥이 시작되어 영웅들이 멧돼지를 죽이려고 하였으나, 오히려 멧돼지의 엄니에 찔려 죽는 등 사상자가 속출하였다. 그러나 결국 칼리돈의 왕자 멜레아그로스의 창에 제거돼 평화를 찾았다”는 내용이다.

상견치가 주둥이 밖으로 쑥 나와 있다는 등의 신화속 멧돼지의 외모는 지금도 크게 다르지 않다. 또한 원래 자기를 해치지 않는 이상 사람을 공격하지 않는 성격이다. 청각이나 후각이 발달해서 사람의 인기척을 느끼면 멀리서도 알아차리고 도망을 가는 습성이 있다. 하지만 개체수가 늘어나며 농작물은 물론 인명피해까지 내고 있어 우리나라 뿐만아니라 세계 여러나라들이 골치를 앓고 있는 동물이기도 하다. 특히 사람으로부터 공격을 당하면 상대를 가리지 않고 무차별 반격을 가해 더욱 그렇다.

국내엔 민통선내에 멧돼지가 가장 많이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최근 이곳의 멧돼지가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바이러스전파의 주범으로 지목 되면서 포획에 비상이 걸렸다. 방역을 강화하고 포획틀과 포획트랩을 설치 하는 한편 야생 멧돼지 폐사체가 발견지역 반경 2㎞내에선 민간 엽사와 군 저격 요원에게 멧돼지가 보이는 즉시 사살하라하는 명령까지 내렸다. 이쯤 되면 야생 멧돼지와의 전쟁이나 다름없다. ASF 전파를 막기 위한 정부의 현대판 ‘칼리돈의 멧돼지’제거 작전, 성공했으면 좋겠다. /정준성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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