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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필귀정" vs "검찰 여론조작 참담"…조국 사퇴 엇갈린 여론

14일 조국 법무부 장관이 취임 35일 만에 전격 사퇴하자 시민들의 반응은 극명하게 엇갈렸다.

조 장관 임명을 반대해 왔다는 직장인 이모(32)씨는 "늦은 감이 있지만 (사퇴는) 마땅한 결정"이라며 "잘못이 명백한데도 장관직을 왜 내려놓지 않는지 그동안 의아했다. 후임자가 누가 될지 모르겠지만 쉽지 않은 과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대 학생 김모(22)씨는 "주변 청년·대학생들의 분노를 고려했을 때 애초에 조 장관은 장관으로 임명되는 게 아니었다. 지금이라도 장관직에서 물러난 것이 옳은 선택"이라며 "이번 사태를 계기로 최근 한국에서 공론화된 교육의 공정성 문제와 기회의 평등 문제 등은 조국 장관 사퇴 이후에도 제대로 해결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주부 심모(58)씨는 "검찰이 마음만 먹으면 언론과 여론을 조작해낼 수 있다는 것을 눈으로 확인하는 시간이었다"며 "조 장관이 검찰개혁의 불쏘시개가 아닌 지휘자가 돼 주길 바랐는데 결국 이런 결과에 이르다니 참담하다"고 아쉬워했다.

이어 "정부 권력에 대항하는 것만이 정의로운 게 아니다. 검찰 권력이야말로 이번에 반드시 개혁해 부작용을 막아야 한다"며 검찰 개혁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조 장관이 '사명'으로 여기던 검찰 개혁을 완수하지 못하고 사퇴한 점을 비판하는 의견도 있었다.

직장인 김모(30)는 "엊그제까지 서초동에 시민들이 모여 조국 수호를 외쳤는데 (전격 사퇴는) 그 많은 시민을 한순간에 바보로 만든 것"이라며 "검찰 개혁에 목숨 걸 것처럼 국민들 기대를 높이고 갑자기 사퇴를 발표하는 건 무책임한 처사"라고 비판했다.

주요 포털사이트에도 조 장관 사퇴를 둘러싼 의견이 갈렸다.

포털사이트 다음의 조국 장관 사퇴 뉴스 댓글난에는 아이디 '닉네임'이 "그래도 끝까지 문재인 정부를 지지한다. 그동안 (조국 장관이) 고생 많았다"는 글이 많은 공감을 얻었다.

네이버 댓글난에서는 'ilma****' 아이디를 쓰는 이용자가 "사퇴가 끝이 아니다.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조국을 수사해야 한다"면서 그동안 제기된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를 촉구해 많은 공감을 받았다.

시민단체의 반응도 진보와 보수 등 정치성향에 따라 확연한 차이를 보였다.

서초동 촛불집회를 주도해온 개싸움국민운동본부 관계자는 "입장 정리가 아직 되지 않았다"며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이 관계자는 "조만간 정리된 입장을 발표할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

보수 성향 시민단체인 바른사회시민회의 박인환 공동대표는 "(조국 장관의 사퇴는) 사필귀정이다. 의혹이 이렇게 많은 사람이 장관직에 있는 건 맞지 않았다"라며 "특수부 완전 폐지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는 '개혁'이 아니라 '개악'인데 거기까지 진전되지 않은 건 다행"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박상인 경실련 정책위원장(서울대 행정학과 교수)은 "조 장관의 결단을 존중한다. 적절한 시점의 사퇴다. '검찰개혁'이라는 것이 일반 국민에게는 크게 와닿지 않았는데, 조국 장관의 사퇴로 의제화가 됐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 검찰개혁을 법으로 만들어야 한다. 국회가 더는 정쟁을 하지 말고 검찰 개혁 완수를 위해 지혜를 모아야 한다"며 "국회, 청와대가 '조국 블랙홀' 때문에 경제·안보 문제 등 산적한 현안들을 챙기지 못했는데 이제 민생 현안을 챙겼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참여연대는 "가족 수사 등으로 장관직 수행이 어려웠고, 거취를 둘러싼 정치 사회적 갈등으로 국회 입법도 어려웠다"며 "국민들의 반대 의사도 확인됨에 따라 조 장관이 불가피한 선택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어 "조 장관의 사퇴가 또 다른 갈등 사안으로 비화하거나 한국 사회의 갈등이 더 극단으로 치달아서는 안 된다"면서 "장관직 사퇴와는 별개로 조 장관 가족에게 제기된 의혹들은 규명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문재인 정부는 조 장관 임명 과정에서 확인된 불공정, 사회 양극화 해소 등을 위한 개혁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며 "공수처 설치, 직접수사 대폭 축소 등 검찰 개혁은 철저히 그리고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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