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6 (금)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순간 포착해 관점 제시하는 게 나의 역할”

국내 첫 개인전 여는 트레버 페글렌
이미지 볼 수 있는 기계들 등장
중립적으로 활용되고 있지 않아

기술발달, 긍정적인가 고민해야

 

“제가 살아가고 있는 순간순간을 포착해 세상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지, 그에 대한 관점을 제시하는 것이 저의 역할입니다.”

지난 15일 경기문화재단 백남준아트센터에서 인터뷰를 가진 트레버 페글렌(Trevor Paglen)의 말이다.

2018 백남준아트센터 국제예술상 수상자로 내년 2월 2일까지 국내 첫 개인전을 개최하게 된 그는 자신의 작품을 ‘디지털 세계의 숨겨진 풍경과 금지된 장소에 대한 지도’라고 소개했다.

그것은 기계들이 스스로 재생산한 이미지와 이를 미학적으로 구축하려는 국가 감시체계를 시각화한 것이다.

이를 위해 다양한 매체로 작품들을 선보이는 그는 “우리가 어떠한 이미지나 현상을 보고 의미부여를 하기 때문에 의미가 생성되는 것이지, 본래 그 자체에는 어떠한 의미도 담겨 있지 않다”고 말한다.

이어 “특히 최근에는 우리를 대신해 이러한 이미지를 바라볼 수 있는 기계들이 대거 등장했다”며 “제가 생각하기에 이러한 기계들은 결코 중립적으로 활용되고 있지 않다”고 경계했다.

가령 핵무기는 단순한 기계나 기술적 도구에서 그치지 않고, 현재의 세계질서를 탄생시키며 다른 방식으로 지속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는 “각각의 비전을 담고 있는 그 기계들로 사회를 건전하게 재구축해가는 방식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런 그가 이번 전시에서 특히 강조하며 소개한 작품은 ‘이 영광스러운 순간들을 바라보라!’, ‘89곳의 풍경’, ‘이미지 오퍼레이션’ 등이다.

세 개의 작품들은 혼란스러우면서 민감한 사운드를 활용하고 있는 것이 공통된 특징이다.

 

 

 

 

그는 “‘이 영광스러운 순간들을 바라보라!’의 경우에는 AI를 기반으로 한 음악을 사용하고 있는데, 기계가 기계를 작동시키기 위해 이미지를 생성하는 방식에 주목하고 있다”며 “우리는 이것을 마주했을 때 기술의 발달이 반드시 긍정적인가를 생각해보아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89곳의 풍경’은 전 세계의 정보 시스템을 구축하는 장소를 촬영해 그 환경에 갔을 때 직접 들을 수 있을 법한 소리를 추출해낸 작품이고, ‘이미지 오퍼레이션’의 경우에는 크로노스 콰르텟(Kronos Quartet) 4인이 드뷔시의 ‘현악 4중주, G 단조, Op.10’를 녹음하고 있는 것을 포착한 것”이라며 “두 작품들을 통해 새로운 형태의 감시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얘기했다.

끝으로 그는 “이번 전시를 보게 되면 많은 것을 느낄 수 있는데 작품들을 한 번씩 더 감상하면 그 안에서 달리 느껴지는 부분들이 있을 것”이라며 “그렇게 많은 것을 제공하고 싶은 것이 저만의 목표인데, 그 과정은 분명 재밌는 경험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최인규기자 choiinkou@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