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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멘탈경쟁력키우기]살아야할 이유를 아는 사람만이 살아남았다

 

 

 

 

 

스물네 개 언어로 출간되어 1억 권이 팔린 것으로 추산되는 ‘죽음의 수용소에서’라는 책에서 프랭클 박사는 한계상황에 처한 인간의 참모습을 잘 묘사하고 있다.

신경정신과 의사인 그는 37세에 유태인이란 이유 때문에 부모와 아내, 형제, 친구들과 함께 저 악명 높은 아우슈비츠 수용소로 끌려갔다. 그리고 3년간의 지옥생활이 시작된다. 그를 제외한 모두는 강제 수용소의 악조건을 이겨내지 못하고 죽어갔다.

수감자들은 혹독한 추위, 중노동, 굶주림, 고문, 핍박, 질병, 모욕과 맞서 싸워야 했다. 공기 중에는 가스실에서 살해된 사람들의 시체를 소각하는 냄새가 떠돌았다. 언제 죽음의 가스실로 보내질지 모르는 공포 속에서 대다수 수감자들은 삶의 의지를 포기한 채 자기 배설물 위에 그냥 누워 있는 ‘돼지’로 전락했다.

‘인간이 가지고 있는 자유 중에서 남은 것이라고는 오로지 주어진 상황에서 자신의 태도와 방식을 선택하는 자유뿐이었다.’ 고통에 대한 증오와 삶에 대한 의지 상실은 갈수록 그들의 신체를 쇠약하게 했고, 결국 주검으로 수용소를 나갔다.

프랭클 박사는 어느 수준 이상의 고통 속에서 인간 육체의 강건함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것을 발견한다. 극한의 고통과 악조건 속에서 사람이 어떻게 반응하고 죽어가는 지, 나치의 실험대상이 되었던 유태인들 중 마지막까지 살아남은 소수가 있었다. 그들은 누구였을까? 근육질을 자랑하는 강인한 육체의 소유자들이었을까? 아니었다. 끝까지 살아남은 자들은 바로 ‘살아남아야 할 이유’를 아는 사람이었다고 그는 증언한다. 육체가 아니라 정신의 우월성에 대한 웅변이다.

그러면 그는 어떻게 마지막까지 살아남았을까? 그 역시 죽음의 공포와 절망 속에서 자포자기 상태였다. 하루하루 가슴을 옥죄는 지독한 공포와 극한의 고통 속에서 그는 살아야하는 의미를 찾아야 했다. 그러던 중 그는 어떤 핍박에도 굴하지 않고 살아남아서 신이 주신 삶의 목적을 찾고, 나치의 잔학상을 폭로하겠다고 결심한다. 그곳에서 살아남아야 할 이유를 발견한 것이다.

그래서 그는 인간으로서 존엄성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하루에 한 컵씩 배급되는 물을 반만 마시고, 나머지는 세수를 위해 아껴두었고, 유리조각으로 면도까지 했다. 그리고 결코 낙담하거나 절망적인 말을 입에 담지 않았다. 그 덕분에 그는 다른 유태인들보다 건강했고, 끝까지 살아남아서 1945년 종전과 더불어 아우슈비츠에서 해방되었다.

프랭클 박사의 체휼과 깨달음은 우리에게 큰 교훈을 준다. 그가 아우슈비츠의 온갖 악조건과 극한의 고통을 견디고 살아남을 수 있었던 원동력은 삶의 의미에 대한 새로운 자각과 그곳의 참상과 나치의 잔학상을 온 인류에게 폭로하겠다는 결심, 그리고 인간의 존엄성을 지키려는 노력이었다. 그것이 스스로를 지탱한 힘이었다. 몸 씻기와 면도를 게을리 하지 않았던 것은 바로 삶에 대한 긍정이었고, 그의 생존수단이었던 것이다.

죽음을 포함한 모든 고통 속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음을 깨달은 그는 수용소에서의 생생한 경험을 바탕으로 의미치료 혹은 의미요법logotherapy라는 이론체계를 확립한다. 헤어날 수 없는 절망에 빠진 사람이 스스로 삶의 의미를 찾을 수 있도록 돕는 치료법이었다.

‘죽음의 수용소에서’를 통해 프랭클 박사가 말하고 싶었던 것은 독자들에게 어떤 상황에서도, 심지어 가장 비참한 상황에서도 삶이 잠재적인 의미를 지니고 있다는 사실을 구체적인 예를 통해 전달하는 것이었다. 그는 ‘인간이 살아가는 데 문제가 되는 것은 자신을 기다리는 운명이 아니라, 그 운명을 받아들이는 방법’이라고 말한다.

그는 마음으로 생각하는 것은 누구도 뺏을 수 없으며, 스스로 이것을 포기했을 때 삶의 끈을 놓게 된다고 강조한다. 이는 곧 고통에 대한 긍정적인 태도로 마음근육을 다지고, 멘탈경쟁력을 키우라라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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