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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현역의원의 불출마 선언, 반성해야 할 우리 정치

“무조건 잘 못 했습니다. 제 20대 국회 구성원 모두 각자의 방식으로 반성과 참회를 해야 합니다. 저는 제가 질 수 있는 만큼의 책임을 지고 불출마의 방식으로 참회 하겠습니다.” 이것은 24일 더불어민주당 표창원(용인정) 의원이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린 “표창원, 21대 총선에 출마하지 않겠습니다”는 제목의 입장문이다. 그는 이번 20대 국회를 “사상 최악의 국회”라고 단정했다. “고민하고 갈등하고 아파하며 보낸 불면의 밤이 많았다”면서 “미련 없이 후회 없이, 2015년 겨울, 정치를 시작하기 전 ‘자유인’의 상태로 돌아가겠다.”고 밝혔다.

표의원은 앞으로 중단됐던 ‘표창원범죄과학연구소’의 활동 재개, 쌓여 있던 추리 소설 습작,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저술, 범죄 관련 강의, ‘그것이 알고 싶다’ 등 범죄 사회 문제 탐사 방송 프로그램과의 협업 등의 일을 하겠다는 계획도 공개했다. 짐작하건대 불출마 번복은 없을 듯싶다. 이후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정쟁 앞에서 너무 자괴감이 많이 들었다. 최선을 다한다는 생각으로 하루하루 버텼지만 법사위는 지옥 같았다”고 털어 놓았다.

그는 입장문을 통해 ‘정쟁에 매몰돼 민생을 외면하고 본분을 망각’한 우리 정치 현실을 괴로워하고 있다. “사상 최저라고 알려진 법안 처리율, 20여 회의 보이콧, 패스트트랙 처리를 둘러싼 폭력과 회의 방해 사태, 막말과 무례와 비방과 억지와 독설들”을 견딜 수 없었던 것 같다. 초심을 잃게 된다면 스스로 그만둘 것이란 약속을 지키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그는 오히려 초심을 잃지 않은 것 같다. 우리 정치 현실에 실망하고 부끄러움을 느끼며 불출마를 선언했다는 것이 이를 증명한다.

표의원은 소신이 있는 정치인이다. 대표적인 예가 이른바 ‘혜경궁 김씨’ 사건 때의 발언이다. 지난해 지방선거 때 경찰은 문재인 대통령 등을 공격한 트위터 계정 ‘혜경궁 김씨(@08__hkkim)’가 이재명 경기지사의 부인 김혜경씨 소유라고 발표했다. 이에 표의원은 트위터에 “여러 차례 밝혔듯 ‘혜경궁 김씨’ 트위터 사용자가 김혜경 씨라면 이 지사는 책임지고 사퇴해야 하며, 거짓말로 많은 사람을 기만한 책임을 져야 한다”면서도 법정에서 밝혀질 때까지 기다려야한다는 글을 올렸다. 이로 인해 표의원은 이 지사 지지자 측과 친문 세력, 양측으로부터 공격을 받았다. 떠나왔던 제 자리로 돌아가겠다는 표의원의 미련 없는 뒷모습이 아름답지만 아울러 우리 정치 현실을 생각하면 씁쓸하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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