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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도민이 만든 기적, ‘경기지역화폐 신드롬’

눈덮힌 들판을 걸어갈 때는 곧은 걸음으로 가야한다. 내 발자국이 뒤따라 오는 사람들의 이정표가 되기 때문이다. 서산대사의 선시, ‘답설야중거(踏雪野中去)’에 나오는 싯귀절이다. 그만큼 선구자는 미래에 대한 예측이 정확해야 하고 가는 길은 험난하다는 것을 암시하는 대목이다. 그 길을 성공적으로 이뤄낸 예가 있어 반갑다. 경기도내 31개 시·군에서 사용하고 있는 경기지역화폐가 주인공이다. 발행한지 6개월만에 연간 전체 목표의 1.5배에 달하는 실적을 거뒀다는 소식이다. 게다가 도나 각 지자체의 강요가 아닌 도민들의 자발적 구매와 사용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니 더 반갑다. 이같은 추세의 결정적 요인은 인센티브(6~10%)다. 수원시의 경우 인센티브 만큼 되돌려주며 용인시는 인센티브를 남겨놓고 적립한다. 나머지 시·군에서도 각자의 방식으로 사용자들에게 돌려주고 있다. 적립 즉시 바로바로 금액이 쌓이는데, 몰라서 못하지 알면 안할 수 없는 유혹이다. ‘경기지역화폐 활성화를 통해 지역경제의 모세혈관인 골목상권을 살리겠다’는 이재명 도지사의 정책의지가 빠른 시간에 효과를 보이고 있다. 적어도 아직까지는 눈덮힌 들판을 어지럽게 걸어가는 ‘호란행(胡亂行)’은 아니라는 평가다.

이는 도가 ‘올해 3분기 경기지역화폐 발행 및 사용실적’을 집계한 결과다. 분석 내용을 보면 도민이 직접 구매한 경기지역화폐의 액수인 ‘3분기(1~9월) 일반발행 누적액’은 모두 2천66억 원이다. 올해 목표치인 1천379억 원을 49.8%나 훌쩍 넘었다. 예상치 못한 결과에 도 역시 놀라는 눈치다. 지난 4월1일부터 도내 31개 시·군 전역에서 발행됐으니 6개월 만에 거둔 쾌거다. 도민들의 지역사랑이 일으킨 기적이기도 하다. 발급형태별 발행실적을 보면 카드형이 1천254억 원, 지류형 509억 원, 모바일형 303억 원 순이다.

카드형으로 결제한 내역은 ▲일반한식점 23.7%(206억여 원) ▲슈퍼마켓 7.4%(64억여 원) ▲서양음식점 6.1%(53억여 원) ▲보습학원 5.6%(48억여 원) 등 소상공인 업종이 상위 30개 업종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시행 전 부작용에 대한 우려를 낳았던 편의점 집중 현상은 ‘39억 원(4.5%) 사용’이라는 수치가 말해주듯 ‘괜한 걱정’이 됐다. 여기에는 ▲대형마트·기업형 슈퍼마켓·유흥업소 사용금지 ▲연매출 10억 원 이하 업체에서만 사용 등 이용 조건이 주효한 것으로 풀이된다. 경기지역화폐가 골목상권 살리기 일등공신으로 등극했다. 널리 멀리 퍼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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