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톱 곪는 데만 신경 쓰지, 심장 썩어 들어가는 건 모른다’는 말이 있다. 겉으로 보이는 일, 덜 중요한 문제에 대해 신경 쓰고, 더 본질적이고 핵심적이 문제는 제쳐 놓는 경우를 말한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자칫 우선 눈에 보이는, 덜 중요한 지엽적인 문제에 집착하는 우를 범하곤 한다. 더 근본적이고 본질적인 일에 우선순위를 두고, 문제를 해결하고 대처해 나갈 필요가 있다. 지엽(枝葉) 대신 본질을 추구하는 것이다.

여기에는 먼저 무엇이 본질적이고 중요한 지를 알아내는 안목을 훈련해야 한다. 그리고 생활 속에서 실천을 통해 본질추구를 습관화해야 한다. 본질에 충실한 사람은 문제의 핵심과 일의 우선순위를 빨리 정확하게 파악한다. 복잡한 문제를 단순화시키는 능력과 직관력을 지니고 있다. 그는 본질에 충실한, 확실한 기준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본질에 충실한 사람은 담력이 있다. 바른 선택과 결정을 잘 한다. 본질에 충실한 사람은 우유부단하지 않다. 경우에 따라 본질이 아닌 지엽적인 것은 과감하게 무시하거나 포기한다. 선택을 해야 할 경우 덜 중요한 것은 가차 없이 버릴 수 있는 용기를 가지고 있다. 결혼 전 좋아했던 여자들이 있었다면 그 중에서 한 사람의 결혼상대를 선택하고, 다른 여자들과는 관계를 깨끗하게 정리하는 것이 맞다. 여자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본질적인 선택 대신 포기하지 못하고, 어정쩡하게 관계를 유지하는 것은 옳지 않는 일이다.

본질 중시 훈련과 습관은 생활화해야 한다. 좋은 얼굴피부를 만들기 위해 비싼 화장품을 쓰고, 얼굴관리를 열심히 받는 게 정답일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속을 건강하게 관리하는 것이 더 중요하고, 본질적이라고 생각한다. 아무리 좋은 화장품을 쓰고, 열심히 얼굴 마시지를 받는다 해도 위장병에 시달리는 사람의 얼굴은 곱지 못할 것이다.

몸의 건강도 마찬가지다. 몸 상태가 안 좋다고 걸핏하면 약에 의존하기 보다는 식생활 개선과 운동을 통해 바로 잡는 것이 좋다. 건강은 습관이다. 바른 생활습관을 갖기에 노력하면 건강해 진다. 일시방편적인 대증 요법 보다도 건강한 생활습관이 더 중요하고 근본적인 해결책이라고 믿는다. 요즘 젊은이들이 머리에 작은 부스럼만 생겨도 두피 마사지 샵을 찾는 것을 보면서, 그들이 점점 연약해 지는듯한 느낌을 받는다. 나는 이런 편의주의가 멘탈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본질에 충실한 사람은 몸뿐 아니라 내면관리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본질은 외면이 아니라 내면이다. 당연히 그는 마음근육을 단련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본질추구와 내면관리, 마음근육 단련은 서로 연결되기 때문이다. 본질을 추구하는 사람은 웬만한 외적 자극에도 흔들리거나 쉬 상처 받지 않고 당당하게 자기 페이스를 지킬 수 있다.

본질추구 형 인간은 오버하거나 사치하지 않고, 절제하는 사람이다. 나는 아직까지 살면서 경제적으로 풍족해 본 적이 없다. 하지만 힘들다고 생각해 본 적도 없다. 그 범위 내에서, 거기에 맞춰서 사는 데 익숙하다. 심지어 식사할 때도 밥 먹는 진도에 맞춰 국을 먹는다. ‘국을 좀 더 달라’고 하는 사람을 보면 내 방식이 아니기에 다소 생소한 느낌이 들곤 한다. 남에게 선물할 것 아니면 백화점에서 정품 넥타이를 온 값 주고 산 적이 한 번도 없다. 서울에 올라와 30번 넘게 이사를 하는 등 경제적으로 넉넉지 못한 환경 속에서 자라면서 자연히 절제, 검소, 절약이 체질화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본질을 추구하는 사람은 담력과 절제의 미덕을 지닌 바른 생활습관의 소유자다. 그는 본질적인 대목에서는 절대 양보하지 않지만 덜 본질적인 부분은 과감하게 마음을 열고 양보할 줄 아는 유연한 사람이다. 그는 바른 생활습관과 내면관리로 빛나는 얼굴을 지닌 건강한 사람이다. 본질을 추구하는 것 자체가 마음근육 단련이고, 멘탈경쟁력을 키우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