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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로 사람을 때리고 죽이는 세상에 경종

미술관 학예인력 양성 추진
두번째 현장실습 보고전 열어
인턴이 직접 전시 전과정 기획
김남훈·이해민선 작가 등 참여
언어폭력·혐오발화 사회 비판

 

 

 

성남문화재단, 인턴기획전 ‘말그림자 More than Word’ 개최

성남문화재단은 오는 12월 22일까지 성남큐브미술관 반달갤러리에서 미술관 학예인력 인턴십 프로그램의 두 번째 현장실습 보고전인 2019 인턴기획전 ‘말그림자 More than Word’를 개최한다고 5일 밝혔다.

재단은 지난 2016년부터 성남큐브미술관에서 예비 학예인력들이 6개월간 다양한 전시 경험을 통해 역량을 강화하도록 지원하는 정기 학예 인턴 제도를 진행하고 있다.

이에 인턴기획전은 정기 인턴십 과정과 전시기획 과정을 거쳐 대중에게 소개하는 기획전으로, 전시개념 도출부터 개막에 이르기까지 전시 전 과정을 인턴 스스로 준비하는 전시이다.

이번 전시는 독한 말로 서로를 아프게 하는 언어폭력과 혐오발화가 횡행하는 현대사회에서 말의 이면을 찾아가는 이야기를 담았다.

전시명 ‘말그림자’는 음운론적 형태가 유사한 ‘달그림자’를 임의로 변용한 합성어로, 수면에 비친 달그림자가 뚜렷한 형태로 결합하지 않으면서도 동시에 완전히 흐트러지지 않고 일렁이는 모습에서 착안했다.

따라서 전시는 ‘우리가 믿을 수밖에 없는 탁월한 논리 구조를 지닌 말에도 인간이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영역, 이성으로 명백하게 설명할 수 없는 차원이 존재한다’는 관념을 언어적으로 시각화했다.

전시는 먼저 반달갤러리 1층에서 대화의 불가능성을 인정하면서도 타자의 언어로 부단히 소통하려는 시도를 담은 설치, 회화, 영상 작업을 선보인다.

김남훈 작가는 좁혀질 수 없는 대화의 간극을 3D 프린팅 조각으로 시각화하지만 모스부호라는 최후의 신호를 통해 끊임없이 말을 건네고, 양유연 작가는 개인적이고 내밀한 사적 발화와 집단 목소리를 내는 사회적 발화를 대치 구도로 보여주면서 이들의 상관관계를 드러낸다.

 

 

 

 

또 안유리 작가는 물리적 거리를 초월하는 정서적 교감을 수수께끼 같은 시어(詩語)와 서정적인 영상에 담아 ‘침묵의 소리’가 공명하는 듯 하는 역설적인 상황을 제공한다.

이어 전시장 2층에서는 드로잉과 설치작업을 통해 텍스트의 담론적 속성을 드러낸다.

전지인 작가는 은경 아크릴 위에 사회적 약자에 관한 속담을 새겨 텍스트가 어떻게 사람을 제약하고 통제하는지를 보여주고, 이해민선 작가는 나무 프로타주 드로잉 시리즈를 통해 침묵이 결코 ‘죽은 언어’가 아니라 오히려 강렬하고 묵직한 에너지를 분출하며 생명을 드러낼 수 있음을 방증한다.

또 유승호 작가는 깨알 같은 문자를 빼곡히 적어 이미지를 만드는 작업으로 우리 사회의 공허하고 위선적인 말을 경쾌하게 폭로하면서 친숙했던 ‘말’이란 매체가 낯설고 불편해지면서 진입할 수 없었던 미지의 영역을 보여주다.

자세한 사항은 성남문화재단 홈페이지(www.snart.or.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최인규기자 choiink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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