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적십자의 주인이다’라는 생각으로 나눔 동참해주길
‘내가 적십자의 주인이다’라는 생각으로 나눔 동참해주길
  • 김현수 기자
  • 승인 2019.11.07 19:47
  • 댓글 0
  •   20면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훈동 前 대한적십자 경기도지사 회장

 

6년 여정 마침표
복지사각지대 소외계층 지원 온힘
‘희망나눔 명패달기’ ‘희망풍차’ 등
다양한 모금프로그램 개발 힘써

세월호 참사 때 100일 넘게 봉사활동
경기적십자 봉사원 아니었다면 불가능
2천개 조직 90만명에 다시한번 감사

끝나지 않는 봉사
‘국민이 주인’ 인식 부족 안타까워
자발적 봉사·참여 이끌어낼 방법 고민

도민의 변함없는 관심과 사랑 절실
남을 위해 일할 수 있는 자리 있다면
기꺼이 받들어 최선 다하겠다


“적십자는 철저히 나를 버리고 남을 위해서 봉사하는 조직입니다. 보내주신 소중한 성금은 복지사각지대에 놓인 소외계층과 재난 구호활동에 투명하게 사용되고 있습니다.”

지난 5일 대한적십자사 경기도지사와의 6년이란 긴 여정에 마침표를 찍은 김훈동 전 회장이 말하는 적십자는 여전히 봉사였다.

“그동안 위기상황에 처한 이웃들을 돕기 위해 달려왔다. 힘든 만큼 보람된, 내 생에 가장 명예스러웠다는 자부심을 가질만한 자리였다고 생각한다”며 말문을 연 김 전 회장과 적십자의 인연은 고등학교 1학년 시절 JRC(Junior Red Cross, RCY(Red Cross Youth)의 예전명칭)에 입단하면서 시작됐다.

당시 JRC수원연합회 회장과 경기·인천연합회 부회장으로 선출돼 지역사회의 농촌봉사활동과 문맹퇴치활동, 하계야영캠프 등 다양한 청소년 프로그램을 주도했던 김 전 회장은 “감수성이 풍부한 청소년기에 적십자 활동을 통해 주변의 어려운 이웃을 돌아보며 인간 내면에 와닿는 깊은 감정들을 느낄 수 있었다”며 “이러한 인연을 계기로 2008년 청소년적십자 경기도위원회 위원과 대한적십자사 전국대의원으로 5년간 활동했고 2013년부터는 대한적십자사 경기도지사 회장으로 6년을 함께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김 전 회장은 적십자를 ‘생명존중운동’이라고 정의한다.

“전쟁터에서 적군과 아군을 가리지않고 생명을 지키자는데서 출발한 국제적십자운동의 정신은 오늘날 ‘Saving Lives, 적십자는 생명입니다’라는 구호로 저에게는 여전히, 언제나 유효하다”며 적십자 정신을 되새겼다.

지난 6년간 김훈동 전 회장은 적십자 인도주의사업 수행에 필수적인 재원마련 환경이 지속 악화됨에 따라 뜻 있는 사람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다양한 모금프로그램 개발에 집중해 왔다.

먼저 2015년 전국 최초로 경기지역 국회의원 대상 희망나눔명패달기 캠페인(매월 정기후원)을 시작해 사회지도층이 솔선수범하는 나눔참여 분위기를 조성했고, ‘희망풍차 정기후원’와 ‘희망나눔 명패달기’를 비롯해 위기가정의 자립을 돕는 사회공헌캠페인인 ’씀씀이가 바른기업’ 이 대표적인 예다.

뿐만 아니라 ‘모금은 생존이다’를 모토로 정기후원 및 고액모금 개발 참여를 위한 ‘모금사관학교’ 교육을 전국 최초로 운영해 전 직원이 모금 전문역량을 쌓을 수 있는 환경을 구축했고, 최근에는 유동인구밀집 건물 화장실 홍보판을 활용해 문자기부 프로그램을 론칭하는 등 경기적십자의 활동을 타 지사의 수범사례로 전파하고 있다.

이렇게 지난 6년간 쉴 틈 없이 복지사각지대에 놓인 소외계층을 지원하기 위해 고군분투했지만, 적십자를 바라보는 국민들의 부정적인 인식을 안타까워 했다.

“적십자는 올해로 창립 114주년이 됐다. 하지만 아직도 우리 주위에 ‘적십자는 국민이 주인이다’라는 인식을 갖고 있는 분들이 별로 없다”고 토로하던 김 전 회장은 “자발적 성격을 갖고 있지만, 대다수의 국민들을 모금 지로용지를 고지서의 개념으로 여기는 것이 가장 큰 이유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옛날 문고리 보면 경첩이 있다. 작지만 경첩으로 큰 문을 열 수 있다. 우리 도민 하나하나가 ‘적십자를 내가 주인이다’라는 의식을 갖고 함께하면 생명의 불꽃을 지피는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부연했다.

“적십자는 공공조직으로서 국가적인 재난구호 사업의 보조적 기능을 하는 것이다. 재난은 모두에게 예고 없이 찾아 온다. 급한 생명을 구하는 데 일조를 할 수 있기 때문에 그런 측면에서 적십자운동은 공유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내가 적십자의 주인이다’라는 생각을 갖고 나눔을 실천하면 공동체가 화목해지고 훈훈해 진다.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분위기가 조성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전 회장은 임기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일로 2014년에 온 국민을 슬프게 한 ‘세월호 참사’를 꼽았다.

“당시 안산에 마련된 합동분향소에서 100일 넘게 적십자봉사원들이 분향소 운영과 자원접수 및 배분, 유족 및 관계자를 위한 봉사활동을 진행해 적십자와 봉사원의 위대함을 느꼈다”며 “경기적십자 봉사원들이 아니었다면 불가능했을 일이다. 2천개 조직에서 활동하고 있는 90만명의 적십자 위대한 경기적십자 봉사원님들께 다시한번 깊은 감사를 드린다”고 전했다.

 

아쉬운 점으로는 경색국면에 놓인 남북관계를 언급했다.

“경기지역의 이산가족은 1만6천여 명으로 전국에서 가장 많은 것으로 알고 있으며, 연령대를 보면 80~90세 이상이 대부분으로 거동이 불편한 상태다”며 “적십자 본부간 영상을 통해 상봉할 수 있는 시스템까지 갖췄지만 북측이 마음을 열지 않아 적극적으로 나설 수 없는 점이 안타깝다. 정부간의 협의가 조속히 이뤄져 상봉을 원하는 도민들을 돕고 싶다”고 말했다.

김 전 회장은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말처럼 적십자가 아무리 좋은 일을 많이 하더라도 사람들에게 알려지지 않는다면 아무 의미가 없다”면서 “재임기간 경기신문과 협력해 희망나눔명패달기에 참여한 사람들을 처음으로 언론보도하기 시작하였고, 이렇게 보도된 기사를 모아 ‘희망을 나누는 사람들’이라는 책 또한 발간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 책을 통해 적십자 봉사원들과 내부자원들에게 귀감이 되어 더 많은 희망나눔명패달기 참여자들을 모집해 오는 모습을 보며 큰 보람을 느낄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김 전 회장은 “평소에 사람이 살아가면서 ‘가치’라는 것은 남으로부터 얼마나 사랑을 받았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베품과 사랑을 했느냐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이 세상의 끝은 없다. 다만 내가 가지 못 할 뿐이다. 기회가 열릴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건강과 의지가 살아있는 동안 남을 위해서 일할 수 있는 자리가 있다면 기꺼이 받들어 최선을 다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김훈동 전 회장은 “적십자의 인도, 공평, 중립, 독립, 자발적 봉사, 단일, 보편’ 등 7가지 ‘국제적십자운동기본원칙’중에서 ‘자발적 봉사’를 위해 어떻게 해야 그들의 이웃에게 빛과 희망을 줄 수 있는 참여를 이끌어 낼 수 있을지 끊임없이 고민하고 있다”며 “새로운 시각으로 접근·개방하면서 도민은 참여를, 어려운 이웃은 희망을, 도움의 손길을 뻗은 사람은 만족감을 가질 수 있도록 시스템을 바꾸도록 노력하겠다. 적십자의 주인인 경기도민 여러분의 변함없는 관심과 사랑이 절실하기에 지지와 동참을 부탁드린다”는 당부의 말을 잊지 않았다.

/김현수기자 khs93@

/사진=조병석기자 cbs@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