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수급 노인 명의도용 위장취업 봉사단체 대표, 수천만원 가로채
기초수급 노인 명의도용 위장취업 봉사단체 대표, 수천만원 가로채
  • 이상범 기자
  • 승인 2019.11.07 20:31
  • 댓글 0
  •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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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료 급식 봉사과정 알던 2명
건설사와 짜고 근로 허위 신고
지급 임금 위임장 꾸며 빼돌려

피해자들 기초수급 박탈 위기
사기 등 혐의 검·경에 고소장
노인복지단체의 전 대표가 기초생활수급 노인들의 명의를 도용해 위장취업을 시키고 임금을 가로챘다는 의혹이 제기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명의를 도용당한 노인들은 소득이 행정기관에 신고되면서 기초생활 수급 지위를 박탈당한 위기에 처했다.

7일 의왕시 등에 따르면 대한노인복지진흥회 전 회장인 A씨가 기초생활수급자인 B씨와 C씨의 명의를 도용해 D건설회사에 위장취업하고, 4개월에 거쳐 B씨와 C씨 명의로 각각 2천700여 만원과 1천500여 만원의 급여를 받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지역 국회의원 사무실 소속 노인복지위원회 부위원장으로도 활동 중인 A씨는 2006년 봉사단체를 설립해 독거노인 대상 무료급식 등을 했으며, 이 과정에서 B씨 등을 7여년 전부터 알고 지낸 것으로 전해졌다.

B씨는 2년전 심장판막증 수술을 받은 이후 거동이 힘들어 월 40만원의 기초생활비에 의존해 생활하고 있는데, 지난 10월 의왕시로부터 기초수급자 지위가 박탈될 수 있다는 통보를 받았다.

보건복지부 기초수급자 정기조사 과정에서 B씨가 지난 3∼8월 중 4개월에 걸쳐 건설회사 2곳에 소속돼 임금 2천700여만원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공사 현장은커녕 걷기조차 힘든 B씨는 처음듣는 일이라고 반박했지만, 전산에 소득이 등록돼 있어 기초수급 대상에서 제외될 처지에 놓인 것이다.

기초생활수급권자인 C씨도 같은 건설업체에서 일하고 임금 1천500여만원을 받은 것으로 기록이 나오면서 B씨와 같은 경우에 처했다.

B씨가 해당 건설회사를 찾아가 자초지종을 확인한 결과 B씨가 받은 급여는 4장의 위임장을 통해 각기 다른 사람에게 넘긴 것으로 돼 있고, 위임장에는 B씨와 C씨는 물론 A씨의 임금까지 모두 5천900여 만원을 넘긴 것으로 적혀 있었다.

이에 B씨가 A씨에 항의하자 A씨는 자초지종을 모르고 건설회사의 요구에 응한 것 뿐으로, 보상해 주겠다며 회유한 것으로 전해졌다.

B씨 등은 A씨와 건설회사 관계자들을 사기와 사문서위조 등 혐의로 수원지검 안양지청과 의왕경찰서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B씨 측 법률대리인은 고소장을 통해 “인지능력이 부족하고 직업이 없는 사회적 약자를 속여 인적사항을 수집한 뒤 근로 사실을 허위로 신고했다”며 “운용비용을 늘려 세금을 포탈하거나 정치적 목적의 불법 자금을 조성하기 위한 시도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한편 경찰은 A씨를 소환 조사하는 등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놓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의왕=이상범기자 ls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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