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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익의 생활 속 지혜]여행

 

 

 

 

 

여행은 일이나 유람을 목적으로 다른 고장이나 외국에 가는 것을 의미하며 객려(客旅)나 정행(征行)이라는 말로 대신하기도 한다.

여행을 뜻하는 영어 단어 ‘travel’의 어원은 ‘travail’(고통·고난·고역)이다. 여행이 고통이나 고난이 아닌 즐거움이나 오락으로 여겨지게 된 것은 교통수단이 발달하게 된 19세기에 이르러서였다. 예컨대 1780년만 해도 영국 런던에서 맨체스타까지 가는데 역마차로 4~5일은 걸렸지만, 1880년에 나타난 기차는 그 시간을 5시간으로 줄였다. 여러 형태의 교통수단의 발달 중 오늘날의 비행기는 점점 더 빨라져 지구촌 먼 곳도 하루 안에 갈 수 있게 되었다.

여행이란 무엇인가?

여행은 만남이고 발견이며, 낯선 고장, 낯선 사람, 낯선 문화, 그 만남의 궁극은 결국 나 자신과의 만남, 새로운 자아의 만남이라고 여행전문가들은 말한다. 인도철학자 브와그완의 말이 있다.

‘여행은 그대에게 세 가지의 이익을 줄 것이다. 하나는 고향과 조국에 대한 애착이고, 하나는 다른 곳에 대한 지식이며, 또 하나는 자기 자신에 대한 발견이다.’

여행은 기다림을 배우고 나와의 시간을 갖게 되며 다양한 사람들을 받아들일 수 있는 열린 마음과 여유를 누리게 해 준다.

‘여행은 인간의 독선적 아집을 깬다’는 말은 여행의 장점을 말해주는 오랜 속설이지만, 전략적인 여행이나 ‘구별 짓기’, ‘남들 따라 하기’를 하는 여행에서 그런 일이 가능할 것 같지는 않다.

그러나 그런들 어떠하리. 그것은 사회적 차원의 우려일 뿐이다. ‘내가 로마 땅을 밟은 그날이야 말로 나의 제2의 탄생일 이자 내 삶이 진정으로 다시 시작되는 날이다’라는 독일의 문호 괴테의 말은 여행의 위대함을 말해주는 증언은 없을 것이다.

단, 여행을 예찬하는 사람은 많지만 여행에 대한 쓴 소리를 한 작가이자 문학평론가인 고미숙이 말한 여행에 대한 그의 냉소적 이유인 ‘파노라마식(차창 밖으로 펼쳐지는 경치의 퍼레이드)’ 다시 말해 잠시 구경하고 지나가는 여행자들이 갖기 마련인 주마간산(走馬看山 : 말을 타고 달리며 산천을 구경함-자세히 살피지 않고 대충보고 지나감) 여행은 경계해야 한다.

최초의 여행가는 수도자 석가모니이다. 그는 호화로운 생활에 더 이상 기쁨을 느끼지 않았다. 이러한 강한 느낌 때문에 집을 남겨두고 즐거움을 찾아 떠났다. 많은 것을 찾아 본 후에 석가는 새롭게 알고, 명상하면서 평화를 찾게 된 보리수나무 밑에 앉았다. 여행을 통해서 석가는 지식, 훈련, 명상 등을 할 수 있었다. 여행은 그에게 삶의 목적을 찾게 해 주었고 평화를 가져다줬다. 많은 사람들에게 여행은 새로운 것을 배울 수 있는 기회를 가져다주고, 세계를 다른 시각으로 볼 수 있도록 한다. 이것은 세계를 더욱 가까운 수준으로 연결시키도록 도와주고, 심지어 그들이 살아가는 삶의 목적 또한 찾게 해 준다. 여행은 목적지에 닿아야 행복해 지는 것이 아니라 과정에서 행복을 느끼게 되며 새로운 풍경을 보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눈을 가지는데 있는 법이다. 약상자에 없는 치료제가 여행이다. 여행은 모든 세대를 통틀어 가장 잘 알려진 예방약이자 치료제이며 동시에 회복이다. 여행할 목적지가 있다는 것은 중요한 일이지만 중요한 것은 여행 그 자체이며 정신을 다시 젊게 하는 샘(?)인 것이다. 여행은 경치를 보는 이상으로 깊고 변함없이 흘러가는 생활에 대한 생각의 변화이며 여행과 변화를 할 줄 아는 사람이 생명력이 있는 사람이다.

여행, 그 단어만으로도 설레는 마음이 충만하다. 지치고 힘들 때, 지겨울 때, 기분전환이 필요할 때, 새로운 세계를 발견하고, 직접 경험을 통한 깨달음을 얻고 삶의 목적을 찾기 위한 삶의 지혜 여행, 동행이 있으면 더 좋고 혼자라도 좋다. 국내, 선진국, 후진국, 오지, 각각 나름 느끼고 배울 것이 모두 있는 것이다. 한번 다녀올 때 열 번 다녀올 때 그 차이는 크다. 여행을 통해 ‘뜻밖의 사실’을 알게 되고, 자신과 세계에 대한 ‘놀라운 깨달음’을 얻게 되는 것, 그런 마법적 순간을 경험하는 것, 바로 그것이 여행이다. 강물이 흐르지 않는다면 물이 고여 썩게 되어 그 물은 어떤 용도로도 사용하지 못하는 법이다. 사람도 같은 이치다. 흔히 하는 말로 ‘우물 안 개구리’라는 말처럼. 사람도 현재에서 바뀌지 않으면 물이 고여 있는 것과 같다. 자신을 생동감 있게 만들려면 지금 여행을 계획하고 준비해서 주저 말고 떠나보는 것이 어떨까? 끝으로 한권의 책을 추천하고자 한다. 소설가 김영하의 산문집 ‘여행의 이유’를 읽을 것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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