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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시론]보수통합, 순조로울까?

 

 

 

갑자기 보수 대통합 움직임이 급물살을 타기 시작했다. 여기서 ‘갑자기’라는 표현을 사용한 이유는, 그동안 통합을 위한 물밑 움직임이 알려지지 않은 상황에서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갑자기 통합을 제안을 했고, 이에 대해 유승민 대표가 호응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시기적으로 볼 때, 지금이 과연 통합을 위한 적기인가 의문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일단 지금이 통합을 위한 적기인가 하는 부분부터 따져보자.

보수 통합을 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내년 총선에서 이기기 위해서다. 그런데 보수 통합이 총선에서 긍정적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통합의 시기가 중요하다. 통합이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보수와 중도층에게 신선한 충격을 줘야 하는데, 이런 충격의 강도는 통합의 시기와 관계가 깊다.

즉, 통합 신당의 출범 시기는 내년 초가 가장 적절하다는 것이다. 내년 초에 “갑자기” 통합이 이루어지면, 보수와 중도 유권자들의 주목을 받기 충분하고, 또 통합 이후 나타날 수 있는 부작용을 최소화시킬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여기서 또 하나 중요한 것은 내년 초 통합이 이루어질 때까지 충분한 물밑 작업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만 “갑자기”라는 충격을 만들어 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금 돌아가는 상황을 보면 순서가 바뀐 것 같다. 황교안 대표가 공개적으로 통합을 제안하니까 유승민 대표가 실무협상을 제안한 걸 보면 그렇다. 황 대표가 이를 받아들이면 지금부터 실무협상이 진행되는 셈인데, 이런 공개 실무협상이 생각보다 오래 걸리게 되면, 일반 유권자들은 통합을 통한 신선한 충격보다는 오히려 지리멸렬함에서 오는 피곤함을 느낄 확률이 높아지게 될 것이다.

일부는 통합이 내년 초까지 늦어질 경우, 각 당의 공천 작업에 지장을 초래할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는다. 하지만 이는 과거 우리나라 공천 과정을 망각한 발언이다. 과거, 선거구획정이 늦어지는 경우가 비일비재 했고, 그렇기 때문에 공천이 선거 두세 달 전에 마무리 되는 경우가 허다했다.

이번에도 예외는 아닐 확률이 높다. 이번 같은 경우는 특히 선거제도 개정안이 패스트 트랙에 상정돼 있어, 이론적으로만 보자면, 공천을 말하기 전에 이 문제부터 해결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여야는 선거제도 개정안 통과를 기다리지 않고 총선기획단을 구성했고, 인재 영입을 한단다. 선거 제도 개정이 되더라도 선거는 치러야 하기 때문이라는 건지, 아니면 선거 제도 개정은 이번 총선에서는 어렵다는 것을 인정해서 그러는 건지 도무지 모르겠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내년 초에 통합을 하고 공천 문제를 정리하더라도 결코 늦은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그래서 일각에서는 왜 보수통합을 지금 꺼내들었는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것이다. 개인적 견해이지만, 지금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의 당내 분쟁이 통합 논의를 비교적 빨리 공론화한 중요한 촉매제였다고 생각할 수 있다.

이런 유사한 현상은 민주당에서도 발생한다. 이해찬 대표에 대한 퇴진의 목소리가 일부 당원을 통해 흘러나오고 있고, 이를 의식한 듯, 한국당보다 먼저 총선기획단을 꾸렸다.

결국 당 지도부의 리더십이 흔들리고 있는 정당들은 일치감치 총선 준비에 돌입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할 수 있는데, 야당의 경우는 보수 통합이 그런 조치 중의 하나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사전준비 없이 통합을 서둘러 발표한 것에 대해 설명이 필요한 이유다.

동기야 어떻든, 통합에 시동이 걸렸다. 그렇다면 큰 잡음 없이 통합 논의가 이루어져야 한다. 그런데 여기서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의 문제를 어떻게 정리해야 하는가 하는 부분이 걸림돌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이 부분에 대한 유승민 대표 측의 입장은 정리돼 있는 것 같다. 그렇기에 한국당이 입장을 정리해야 한다는 것인데, 이 부분은 한국당의 총선전략과 맞물려 있다. 즉, 총선 승리를 위해 박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을 부정하고 있는 “적극적 보수”와 함께 할 것인가 아니면, 중도층의 민심을 잡는 노력을 기울일 것인가 한국당은 양자택일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둘 다 잡을 수 있으면 좋겠지만, 현실적으로는 가능하지 않다.

이제 한국당의 선택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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