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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아이돌 스타, 팬픽 그리고 사랑

창비 ‘소설Q’의 두 번째 작품
‘아이돌 얘기+팬픽’ 독특한 형식

 

 

 

창비가 새롭게 선보이는 경장편 시리즈 ‘소설Q’의 두 번째 작품으로 지난 2011년 대산대학문학상을 수상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한 조우리 신예 작가의 소설 ‘라스트 러브’가 출간됐다.

작품은 해체를 앞둔 여성 아이돌 그룹 ‘제로캐럿’의 이야기로, 가상의 팬픽 작가 ‘파인캐럿’이 제로캐럿을 주인공으로 쓴 팬픽이 섞여 들어간 독특한 형식의 소설이다.

특히 아이돌 엔터테인먼트 시장의 냉혹한 현실 속에서 생겨나는 고민과 갈등을 생생하게 다루는 동시에 스타를 향한 팬의 사랑과 그가 창조한 팬픽이라는 또 다른 서사를 고스란히 담았다.

작품에서 데뷔 5년차 ‘제로캐럿’은 처음이자 마지막 콘서트 ‘라스트 러브’를 앞두고 있는 상황이다.

다인과 루비나, 지유, 재키, 준 등 5인조로 데뷔한 제로캐럿은 데뷔 3년차에 지유와 재키의 탈퇴와 함께 마린을 새 멤버로 맞았다.

네명의 제로캐럿으로 활동한 지 2년이 된 제로캐럿은 이번 단독콘서트를 끝으로 해체한다. 가장 인기가 많은 다인과 새 멤버 마린은 회사에 남고, 루비나와 준은 계약을 연장하지 않기 때문이다.

해체와 마지막 콘서트를 앞두고 제로캐럿의 멤버들 사이에서는 긴장감이 높아져만 간다.

작품은 이들의 이야기로 화려한 무대와 팬들의 뜨거운 사랑 뒤에 숨겨진 엔터테인먼트 시장의 냉정함과 그 안에서 소외되는 존재의 고민과 갈등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친구 준과 함께 캐스팅됐지만 인기에 따라 친구와 서먹한 사이가 된 다인, 다른 멤버보다 많은 나이 때문에 고민하는 루비나, 마린의 재능에 대한 열등감에 사로잡혀 있는 준 등 각자가 가진 사연은 르포처럼 살아 있어 독자들을 강하게 끌어당긴다.

특히 필요에 따라 쓰고 버려진다는 감각과 대중의 사랑을 받기 위해 대중의 위협에 노출된다는 불안, 끝없는 자기 증명에 대한 강박과 열패감 등 제로캐럿의 멤버들이 마주하고 있는 냉혹한 현실은 입체적인 인물을 통해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또한 작품에는 또 한명의 주인공인 제로캐럿의 팬이자 가상의 팬픽 작가 ‘파인캐럿’이 있다. 데뷔 무대부터 제로캐럿을 봐왔던 파인캐럿은 ‘팬질’의 일환으로 제로캐럿을 주인공으로 한 팬픽을 써왔고, 그가 쓴 팬픽은 제각각 한편의 완성된 이야기로 각 장의 끝에 붙어 있다.

파인캐럿이 본편의 인물로서 소설 속 팬의 이야기를 독자들에게 들려주는 역할을 하는 동시에 소설을 쓴 또 한명의 작가이기도 한 것이다.

작가는 결코 아름답지만은 않은 세계를 배경으로 다양한 사랑의 모양을 하나하나 눈부신 이야기로 전할 것이다.

/최인규기자 choiink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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