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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으로 사는 조망권… 도시는 누구의 것인가

불평등·빌딩으로 가득한 뉴욕
건축의 눈으로 본 도시의 운명

 

 

 

콜럼버스가 아메리카에 발을 디딘 이후 뉴욕은 어떻게 변했을까?

뉴욕은 하루가 다르게 변하며 전 세계 스타 건축가들의 화려한 빌딩들로 스카이라인이 번쩍이는 곳이다. 이렇게 커져가는 도시 속에서 그 발전을 누려야 할 동네와 거리는 점점 분열되고 있다.

이에 저명한 건축학자 마이클 소킨은 ‘정의로운 도시’를 통해 쇠락하는 신자유주의 도시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뉴욕에는 지역사회 문제, 도시계획에 관심을 쏟은 사회운동가이자 ‘미국 대도시의 죽음과 삶’의 저자 제인 제이콥스와 재벌 사업가이자 미합중국 제45대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가 공존한다.

이 도시에서 얻을 수 있는 교훈은 무엇인가? 또 건축은 어떻게 도시를 정의롭게 만드는가?

저자는 두 명의 전 뉴욕시장 마이클 블룸버그와 빌 디블라시오의 비인간적인 정권이 뉴욕을 어떻게 휘황찬란한 고층 건물로 가득한 도시로 만들어버렸고, 또 불평등을 어떻게 심화시켰는지 얘기한다.

가령 9·11 테러 이후 희생자들을 위한 추모의 공간이었던 그라운드 제로는 개발업자들의 손으로 넘어갔고 또 그라운드 제로가 어떻게 바뀌었는가에 대해 저자는 자신의 감상을 거리낌 없이 드러낸다.

또한 허리케인 샌디 상륙 당시의 자신의 아파트와 공공주택 단지들의 상황을 비교하며 뉴욕의 자연재해와 인재에 대한 대비책의 부재를 신랄하게 공격한다.

저자가 제기한 문제들은 기실 뉴욕뿐만 아니라 많은 도시들이 공통적으로 안고 있는 과제이기 때문에 충분히 관심을 가지고 살펴볼 만하다.

관련해 최근 미국 뉴욕 맨해튼에 고층 건물을 신축하려는 개발업자를 저지하기 위해 주변 건물의 입주민들은 1천100만 달러(약 130억 원)를 지불해 공중권(air rights)을 사들였다.

이에 개발업자는 기존의 신축계획을 바꿨고, 입주민들은 자신의 집에서 맨해튼의 상징인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을 볼 수 있는 조망권을 돈으로 지켜냈다.

부동산을 공기 채굴 산업으로 성장과 밀도를 동의어라고 한 저자의 표현이 현실로 나타난 것이다.

이는 한국도 별반 다르지 않다.

서울에서 한강 조망권을 확보하는 일로 아파트 매매가를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가 그 경우이다.

모든 시민이 적정 비용의 괜찮은 주택에 사는 건 권리의 문제다. 그런데 돈을 주고 조망권을 구입해야 하는 현 상황은 권리를 돈으로 사는 것과 다름없다.

저자는 공정성과 다양성이라는 도시의 비전을 가진 도시철학자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인가를 고민하는 동시에 평생을 건축가이자 건축비평가로 활동한 경험을 바탕으로 도시를 이해하고 관찰하는 노하우를 소개한다.

또 건축가가 배워야 할 중요한 것들 그리고 앞으로 맞이하게 될 미래에 대해서도 이야기할 것이다.

/최인규기자 choiink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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