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혹행위 그 형사때문 나도 억울한 옥살이”
“가혹행위 그 형사때문 나도 억울한 옥살이”
  • 박건 기자
  • 승인 2019.11.12 20:15
  • 댓글 0
  •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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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일간 집요한 신문에 심신피폐
“자수땐 징역 2∼3년” 회유 속아
자포자기로 살인범죄 허위 진술

2013년 옥중 재심청구 기각당해
2015년 17년 복역 출소후 또 준비
‘윤씨 진범 논란’보고 재심 청구
화성연쇄살인 8차 사건 당시 경찰의 가혹행위로 허위자백을 해 20년간 ‘억울한 옥살이’를 했다며 재심청구를 준비 중인 윤모(52)씨에 이어 윤씨를 수사한 같은 형사로부터 살인 사건 자백을 강요받아 17년간 억울하게 수감 생활을 했다고 주장하는 50대가 법원에 재심을 청구한 사실이 확인됐다.

12일 법원 등에 따르면 21년 전 발생한 ‘화성 여성 변사체 사건’의 범인으로 검거돼 17년간 복역한 김모(59) 씨가 지난 8일 수원지법에 재심을 청구했다.

이 사건은 1998년 9월 서울 구로구 스웨터 공장에서 일하던 여성 A(43)씨가 화성군 동탄면 경부고속도로 부근에서 살해된 채 발견된 사건으로, 당시 경찰은 공장 운영자이던 김씨를 범인으로 검거했다.

경찰은 김씨의 자백에 따라 그가 A씨에게 빌려준 돈 700여만 원을 돌려받지 못해 불만을 갖고 있다가 말다툼 중 홧김에 살해를 저질렀다고 결론 내렸다.

재판에 넘겨진 김씨는 이듬해 4월 1심에서 징역 17년을 선고받은 뒤 상소했고, 2심과 3심이 이를 모두 기각하면서 형이 확정됐다.

김씨는 당시 재판과정에서 “피해자가 변사체로 발견된 후 약 45일간 경찰의 집요한 신문에 시달리며 심신이 극도로 피곤한 상태에서 자포자기로 허위 진술했다”며 “경찰은 모든 물증이 확보돼 처벌받을 수밖에 없는 처지라며 겁주고, 자수로 처리하면 징역 2∼3년만 살면 된다고 회유하고 속였다”고 억울함을 호소했지만, 법원은 “직접 증거는 없지만 김씨가 신빙성 있는 진술을 했고 이를 보강할 수 있는 나머지 정황 증거에 의하면 김씨를 범인으로 볼 수 있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김씨는 복역 중이던 2013년 3월에도 경찰의 강요에 의해 자백했다며 재심을 청구했으나 같은 해 8월 기각됐다.

2015년 출소한 김씨는 최근 화성연쇄살인 사건을 자백한 이춘재가 피의자로 입건되고, 8차 사건의 범인으로 검거돼 20년간 복역 뒤 석방된 윤씨가 억울한 옥살이를 했다고 주장하며 ‘진범 논란’이 일자 다시 재심을 청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윤씨가 장모 형사 등 당시 형사들의 구타와 가혹행위를 못 이겨 허위자백했다고 주장한 것과 마찬가지로, 김씨도 장 형사를 특정해 “강압수사로 거짓 자백했다”고 주장해 법원 심리가 주목된다.

김씨의 법률대리를 맡은 원곡 법률사무소 최정규 변호사는 “‘화성 여성 변사체 사건’의 수사 담당자는 화성 8차 사건의 ‘장 형사’와 동일 인물로, 김씨는 출소 후 시민단체의 도움을 받아 재심을 준비해 오다 화성 8차 사건 진범 논란을 보고 재심 청구를 결심했다”고 말했다.

이어 “2013년 재심 청구는 김씨가 법률 전문가의 아무런 도움을 받지 못한 채 홀로 했던 것으로, 이번에는 당시 수사 과정에서 사건 피해자의 혈액형이 O형에서 A형으로 바뀌는 등 석연찮고, 비과학적인 부분이 많았다는 점에 집중해 재심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화성 8차 사건 관련, ‘장 형사’ 등 당시의 수사 관계자들은 윤씨의 강압 수사 주장에 대해 부인하고 있다.

윤씨의 재심을 돕는 박준영 변호사는 이들에 대한 면밀한 수사를 요구하고 있으며 13일 수원지법에 재심을 청구할 예정이다./박건기자 90vir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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