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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TO 개도국 지위 포기는 농업포기… 선진국 수준의 농업대책 필요”

이천 대월농협 지 인 구 조합장

반대 청원서 낸 조합장
“국익 핑계로 농업과 농민 저버린 처사”
정부 발표 앞서 213명 조합원 서명 제출

공익형 직불제 도입 등 후속대책 ‘미흡’
농민소득기본법 제정·농민수당제 등
제대로 된 농업 보호대책 뒤따라야

성과와 앞으로의 계획
전문기사 고용 ‘농기계 작업대행’ 호평
관내 최초 드론 이용 비료·농약 살포 실시
하나로마트 앞 농산물 판매장 설치

조합원 복지사업 등 중단없이 추진
대월면 토종벼 종자등록으로 위상 제고

 

 

 

“정부의 세계무역기구(WTO) 개발도상국 지위 포기는 국익을 핑계로 농업과 농민을 저버린 처사로 강력히 반대합니다”

이천시 대월농협의 지인구(63) 조합장은 지난달 24일 정부의 개도국 지위포기 결정에 대해 “정부 발표는 농민의 동의와 제대로 된 우리 농업에 대한 보호대책 없이 졸속으로 이뤄진 것”이라며 이같이 성토했다.

지인구 조합장은 전국 1천130여 지역농협장 중에서 정부의 발표에 앞서 21일 조합원 213명이 서명한 ‘세계무역기구(WTO) 개도국 지위포기 반대’ 청원서를 산업통상자원부에 제출해 주목받고 있다.

그는 “정부가 개도국 지위 포기에 따른 후속대책으로 공익형 직불제 도입이나 농어촌상생협력기금 조기 확보 등을 내놨지만 미흡하다”며 “농민소득기본법을 제정하고 농민수당제 도입 등 선진국 수준의 농업대책이 뒤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 조합장은 3번의 시의원 낙선 후 지난 2015년 3월 조합장에 당선됐다.

특히 조합장 당선은 시의원 낙선 후 3년여 동안 발품을 팔아 농심을 얻기 위해 노력한 결과 관내 최대 격전지로 주목받던 곳에서 현 조합장과 지역의 유력 후보들을 물리치고 당선된 것이어서 더욱 의미있는 일이다.

지 조합장이 농업과 농민을 이해하고 보듬기 위해 항상 노력하는 이유다.

특히 취임 이후부터 “조합원이 생산한 농산물은 모두 판매해드린다.”는 지론으로 연중 싱싱하면서도 저렴한 농산물을 판매해 하나로마트 내 명소로 자리잡게 했다.

지인구 조합장을 만나 그의 농업 및 농민에 대한 철학과 향후 대월농협 발전방안 등을 들어본다.
 

 

 

 

 

정부가 WTO 개도국 지위 포기를 발표하기 전에 산업통상자원부에 이를 반대하는 청원서를 냈는데.

WTO 개도국 지위 포기는 농업포기이자 식량안보와 환경보전 등 생존권을 침해하는 중차대한 일이다.

미·중의 무역전쟁으로 WTO 개도국 지위 문제가 대두되면서 이러한 일이 발생했는데, 수출입국인 우리나라의 입장을 이해 못하는 바는 아니지만 WTO뿐 아니라 FTA에서도 대기업의 반도체, 자동차 등 공산품의 실리에 밀려 희생돼야만 했던 절박한 농심을 헤아려 달라는 뜻으로 지난달 15일부터 조합원을 대상으로 서명을 받아(213명) 산업통상자원부에 청원서를 제출했다.

현재 정부는 개도국 지위 포기로 닥쳐올 관세율 인하와 보조금 감액에 대해 공익형직불제 확대, 농어촌상생협력기금의 조속한 확보를 대책으로 내놨으나 그것 가지고는 안된다.

개도국을 졸업하면 선진국 수준의 농업대책, 즉 농민소득기본법을 제정하고 농민수당제, 양곡관리법 개정, 시장자동격리제, 농수산물유통안정법 개정, (농업용) 전기사업법 개정 등의 법률개정과 농어촌특별위원회 구성, 국가 전체예산 중 농업분야 5% 이상 확약 등이 이뤄져야 한다.

 

 

 

 


최근 농가와 농민들의 시름이 적지 않은 것으로 안다.

아프리카 돼지열병(ASF)의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이천시가 쌀문화축제와 인삼축제를 취소해 1년 동안 홍보와 판매를 준비해온 농가와 농민들의 시름이 크다.

그러나 마침 엄태준 이천시장이 이를 대체하고자 롯데프리미엄아울렛에 직거래장터를 개장하겠다고 해 대월농협이 임금님표 이천쌀을 맡아 11월1일부터 3일간 아울렛 고객들을 대상으로 홍보판매를 실시했다.

그래도 지난해 쌀문화축제의 판매고는 올리지 못했지만, 정미기로 찧은 쌀을 선보여 높은 관심을 끄는 성과를 얻었다.

또 지난 4일에는 농협중앙회장 직선제 선출을 위한 농협법의 개정을 촉구하고자 전국 대표 조합장들과 함께 국회(더불어민주당 홍익표 대변인실)를 방문하여 해당 의견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취임 이후의 성과는 무엇이고 현재 대월농협의 위상은.

조합장 이전에 마을 이장을 하면서 농협이 농업과 농촌 그리고 농민을 위하는 기관인지 의문을 가지게 됐다. 이에 시의원 도전의 꿈을 접고 조합장으로 방향을 틀었다.

그리고 관내 27개리를 틈나는 대로 방문해 의견을 청취하고 시급한 애로사항, 농업복지, 고령화 농촌, 농기계 의존도 등에 대한 생각을 정리해 조합장에 도전했다.

당선된 이후에는 제일 먼저 고령화된 농촌에 대응해 ‘농기계 작업대행 사업’을 시행했다.

농협이 전문기사를 고용해 논·밭 경운, 로타리, 못자리, 전 작물 파종, 모내기, 병충해 방제, 수확 등 140여 조합원 농가의 농기계 작업을 대행하며 호평을 받은 것이다.

이 사업을 계기로 저는 농기계은행선도농협 경기협의회장으로 추대되기도 했다.

다음으로는 영농비용 절감을 위해 이천시 관내 최초로 드론을 이용한 비료·농약 살포를 실시했다.

이 과정에서 농약대와 비료대 일부만 조합원이 부담하고, 농협이 2천100여 만원의 임대료를 부담했다.

복지사업으로는 조합원자녀 대학생 장학금 확대, 농협부담 조합원 무료 건강검진, 일본·대만의 선진농법 견학을 추진했다.

여기에 미곡종합처리장(RPC)에서 최근 1인 가구 증가에 따른 쌀 소포장(500g, 950g, 1㎏ 펫트병) 출시 등 아이디어 상품개발을 추진하는 동시에 쌀 외의 조합원 생산 농산물에 대한 판매고충을 덜어주고자 하나로 마트 앞 공간에 판매장을 설치하여 조합원이 위탁한 고추, 마늘 양파, 콩, 팥, 잡곡 등을 판매하기 시작했다(2015년부터 평균 건고추 3천근, 마늘 300접, 감자 300상자 등 판매).

아울러 가락동이나 구리시장과 연계도 하고 그밖에 잉여 농산물은 농협중앙회로부터 지원받은 윙바디 차량으로 마을을 순회하면서 다 팔아주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농협중앙회의 자금지원을 받아 홀몸노인이나 불편한 고령노인의 위급 돌발상황에 대비, 해당가구에 행복콜전화 340대를 설치하기도 했다.

이러한 성과덕분에 농림축산부장관 표창과 농협중앙회장상, 감사장, 경기지역본부장상 등을 수상하게 됐으며, 대월농협도 기관표창을 수회 수상했다.

현재 대월농협의 위상은 현재 조합원 1천476명, 직원 49명, 본점 1, 지점 2개소, 사업소 3개소(RPC, 하나로마트, 주유소), 자산 2천100억원, 여신 1천200억원, 수신 1천400억원의 규모다.

 

 

 

 

앞으로의 계획은.

먼저, 역점사업은 중단없이 추진하겠다.

지금까지 해 오던 농기계작업대행사업, 농약비료 살포지원사업, 조합원 복지사업 등을 중단없이 추진하되 미흡한 점은 개선해서 업그레이드 시키겠다.

두 번째, 극조생종·토종벼 종자 등록으로 대월농협의 위상을 높이겠다.

오래전부터 조심스럽게 추진해오던 대월면 토종벼(양녕대군 자채쌀 8월 수확의 극조생종)의 개량을 시도해 현재 2개 마을에서 재배시험중이다. 이 사업과 관련해 중앙회로부터 4천만원의 육성자금을 지원받았는데, 이른 시일 내 ‘대월1호’, ‘대월2호’로 종자등록을 실시하겠다.

종자등록이 성사되면 농촌진흥원이 아닌 곳에서 벼를 육종하고 종자개발을 하게 돼 농업계에 신선한 충격이 될 것이다.

세 번째, 하이닉스-국도3호선으로 쇼핑몰센터(농협복지센터) 건립을 추진하겠다.

하이닉스상권과 연결된 사동리에 2천여 평의 부지를 매입해 지점을 설치하고 쇼핑센터, 마트, 카페, 놀이터, 목욕탕·영화관 등을 입점시켜 다목적 농협복지센터를 건립함으로써 대월농협을 웅비하는 지역농협으로 발돋움 하겠다.

네 번째, 조합원의 농협이 되는 환원사업들을 적극 추진하겠다.

건강검진과 조합원 대학생자녀 장학금 지원, 농업선진국 견학, 조합원 목욕탕, 요양원 건립까지…. 한번 조합원이면 생을 마칠 때까지 조합이 함께 한다는 농협복지를 실현하겠다.

다섯 번째, 대월농협의 자력역량과 대외 신뢰도를 높이겠다.

농협 고유의 정신에 입각한 협동사업과 생산·유통의 영농 기본사업을 확실히 정립시켜 조합원의 자긍심을 높여주고, 한편으로 이천시청(읍면사무소)과 농협중앙회(시지부·경기지역본부·서울지역본부 등)와 협력체제를 갖춰 기관과 공동체간의 상생의 효과를 창출하는 것은 물론, 도농간의 교류확대로 농협유통안전망을 확보해 농민소득안정을 꾀하고 대외신뢰도를 높여 나가겠다.

/이천=방복길기자 bb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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