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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존 여론에도 신일철공소 철거 시민단체 “산업유산 파괴” 반발

목선 건조 ‘배 못’ 생산하던 곳
“구청장·담당 공무원 사퇴해야”

보존방안 논의 결과 의견 갈려
동구 “안전상 이유로 기습 철거”

 

 

 

인천 만석동 신일철공소가 보존 여론에도 불구하고 철거되자 시민사회단체들이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인천도시공공성네트워크 등 21개 인천 시민사회단체들은 13일 인천 동구 만석동 신일철공소 부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동구는 주민들의 요구를 무시하고 끝내 산업유산을 파괴했다”고 비난했다.

이어 “인천시도 역사 유산 관리와 보존에 대한 탁상행정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며 “소중한 유산이 구청장과 일부 공무원의 판단으로 사라져도 이를 제지할 시스템이 전혀 작동하지 않는 현실을 개탄한다”고 호소했다.

또 “철공소 철거에 대한 책임을 묻기 위해 허인환 동구청장과 담당 공무원들은 사퇴하고, 역사 유산을 보존할 수 있는 현실적 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한편, 신일철공소는 1974년부터 2007년까지 대장장이인 고 박상규씨가 운영하던 대장간으로 목선 건조 때 사용하는 철제 못인 ‘배 못’을 생산하던 곳이다.

1970년대 목선이 쇠락하면서 철공소도 대부분 사라졌지만 신일철공소는 명맥을 유지하다가 2007년 박씨가 고인이 된 후 문을 닫게 됐다.

그가 쓰던 시설과 장비는 그대로 남은 채다.

구는 이 철공소가 인천시 지원 도시재생사업인 ‘만석주꾸미 더불어마을 사업’ 부지에 포함되면서 철거 여부를 검토했지만, 지역시민사회단체들은 철공소를 보존해야 한다고 반발했다.

이에 구는 지난달 전문가와 마을 관계자 9명이 참석한 도시유적위원회를 2차례 열어 철공소의 보존 방안을 논의했으나 의견이 갈리자 주민 뜻을 수렴하기로 방향을 잡았다.

당시 위원회에서는 낡은 철공소 건물은 철거하되 그에 대한 기록을 전시하자는 의견과 함께 건물이 가지는 의미가 큰 만큼 보강·수리를 거쳐 보존해야 한다는 등의 주장이 나왔다.

그러나 구는 안전상의 이유로 결국 건물 존치가 어렵다고 판단하고 이달 9일 철공소를 기습적으로 철거했다.

현재 철공소 부지는 구 소유다.

구 관계자는 “일각에서는 보존을 요구하지만 만석동 주민자치위원회를 비롯한 다수 주민은 위험하다며 철거하자는 의견을 내 객관적으로 사업을 진행하려 한 것”이라며 “물리적 충돌을 피해야 한다는 판단 아래 기습적으로 철거를 하게 됐다”고 해명했다. /이정규기자 lj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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