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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유산여행]미륵신앙의 요람, 법주사 2

 

 

 

‘동국여지승람’의 기록에 따르면 법주사는 창건된 지 약 1천500여년 가까이 되는 사찰이다. 신라 진흥왕 14년(553)에 승려 의신에 의해 창건되었으며 법주사라는 이름 또한 의신이 인도에서 불경을 구해 흰 나귀에 싣고 와서 머물렀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천년의 역사가 훌쩍 넘은 법주사, 유네스코에 등재되어 그 가치를 더욱 빛내고 있는 법주사로 여행을 이어가보자.

금강문을 나오면 천왕문까지 일직선으로 이어진다. 하지만 천왕문에 눈길을 주기도 전에 천왕문 앞에 하늘로 곧게 뻗은 두 그루의 전나무로 시선이 쏠린다. 마치 수문장처럼 우뚝 서 있는 전나무는 왜 사천왕상이 있는 천왕문 앞에 자리하고 있을까? 정확하게 밝혀진 바는 없으나 참선을 함에 있어 곧게 뻗은 전나무처럼 곧은 자세로 참선에 임하겠다는 그런 의미였을 수도 있을 것이다.

금강문과 천왕문 사이에는 이 전나무 말고도 하늘 높이 치솟은 철 당간이 있다. 철 당간은 현대에 와서 복원한 것으로, 고려시대에 처음 만들어졌다. 보통 당간은 돌로 만든 것이 많이 남아 있고 철로 된 당간은 몇 개 남아 있지 않다. 당간은 사찰에서 법회가 있을 때 행사의 내용을 알리는 그림 등을 걸어두는 장대이다. 그러나 꼭 행사용 불교그림만 건 것은 아니다. 사찰의 종파를 나타내는 깃발을 달기도 하고, 솟대처럼 당간 자체로서 신성한 영역임을 표시하기도 했다.

철 당간 옆에는 돌로 된 연지가 자리하고 있다. 돌로 된 연지이지만 국보64호로 지정될 만큼 예사로운 연지는 아니다. 화강암으로 된 연지에서 가장 먼저 시야에 들어오는 부분은 연꽃문양이다. 큼지막한 연꽃문양이 사방을 감싸고 있다. 연꽃문양을 받치고 있는 것은 구름문양이다. 구름위에 떠 있는 연꽃문양이 연지의 모습으로, 이 연꽃은 천상의 연꽃으로 볼 수 있겠다. 바닥에는 사각의 지대석이 있고, 그 위에 다시 팔각모양의 받침돌이 있으며, 팔각의 받침돌이 구름문양을 받치고 있는 것이 전체적인 모습이다.

사각이 땅이라 치면 팔각의 8은 팔정도를 나타낼 수 도 있는 부분이다. 팔정도는 깨달음의 세계로 나아가기 위해 실천해야하는 내용들이다. 즉 땅에 사는 중생들이 8가지의 수행을 실천해 깨달음의 세계인 천상의 세계로 나아간다는 의미로 해석해 볼 수 있는 것이 이 화강암으로 된 석연지의 생김새이다. 일반적인 네모반듯한 연지의 모습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연꽃잎에는 또 다른 꽃문양으로 화려함과 의미를 더했다.

금강문을 지나 오른쪽으로는 거대한 철확이 있다. 철확은 철로 된 대형 솥으로 보물 1413호로 지정되었다. 지름이 2.7m에, 높이는 1.2m로 20톤에 달하는 대형사이즈이다. 이 철확에 대한 기록은 없어서 정확한 용도와 제작시기 등은 알 수 없으나 법주사가 한창 번성하였을 때 많은 승려들을 위해 솥으로 사용했다고 전해온다. 지금 철확은 우진각 지붕으로 된 건물을 세워 보호하고 있다.

다시 두 그루 전나무를 바라보면 천왕문으로 들어서보자. 천왕문은 사천왕상이 있어 사천왕문으로 불리기도 한다. 사천왕은 부처님에게 가는 28개의 천상 중 가장 아랫부분에 있는 천상을 지키는 수호신이다. 동서남북 네 방향을 수호하는 사천왕은 동방의 지국천왕, 남방의 증장천왕, 서방의 광목천왕, 북방의 다문천왕으로 지국천왕은 손에 비파를, 광목천왕은 용과 여의보주를, 증장천왕은 칼을, 다문천왕은 손에 보탑을 들고 있는 모습이다.

천왕문을 들어섰다는 것은 부처님께 가는 천상으로 들어섰다는 의미이다. 사천왕상은 발로는 마귀를 비롯해 탐관오리, 살생 등 중생들이 멀리 해야 할 것들을 발로 물리치고 있다. 국내 최대의 걸작품으로 평가되고 있는 사천왕상을 마주하면 우리가 내려놓아야 할 것들이 어떤 것들인지 깨닫게 된다.

사천왕상을 마주하며, 2019년 한 해 동안 우리는 무엇을 향해 달려왔는지 되짚어보는 것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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