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5 (목)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마음이 번거로우면 병이 온다. 암도 따지고 보면 마음이 평온하지 않을 때 쉽게 찾아온다. 사람의 마음속에 욕심과 욕망이 들끓으면 그 얼굴이 달라진다. 자신은 아니라고 하지만 세상천지가 싸움의 대상이다. 이 일 저 일이 맘에 걸리고 대하는 사람마다 보는 눈이 까탈스러워진다.

저놈은 내 적이 아닌가? 저놈은 돌아서면 날 비난하고 다니지 않을까?

어디 그뿐인가? 그렇게 비판적이고 부정적인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니 마음에 바람 잘 날이 없다. 그러니 몸도 견딜 수가 없다. 아드레날린이 쏟아져 늘 긴장 상태에 있다. 항상 전투태세다. 버티는 데도 한도가 있다.

어느 순간 병이 든다. 그때부턴 그 병과 마음의 불안 속에 함께 벅적거려야 한다. 세상은 평안하게 살아도 걱정거리가 많은 판에 어느 세월에 그 모두를 버티랴. 그대는 그렇게 아프지 마라. 단 하루라도 자리에 누웠다 일어나면 그대는 아니라고 하지만 남의 눈엔 아픈 만큼 늙어 보인다.

나이 들어 아프면 속절없이 늙는다. 마음도 몸도 병들지 마라. 그러기 위해서는 단순하게 살아야 한다. 그 씨잘데 없는 욕구들에서 자꾸 벗어나야만 평안을 얻을 수 있다.

법정스님이 그랬던가? “사람은 가진 만큼 구속당한다. 버린 만큼 자유로워진다. 그대 그 말이 믿어지지 않는다면 당장 눈에 보이는 물질부터 버려보라.”라고.

천장 높은 줄 모르고 쌓여 있는 그 책들부터 버려라. 지금이 어느 시대인데 아직도 책을 쌓아두고 사는가. 스피드시대에 모든 정보는 시를 두고 변화한다. 책 속의 정보는 이미 낡은 지식이다. 책을 읽고 교양과 지식을 쌓던 그 시절은 지나갔다. 그러니 책장에 꽂혀 일 년 삼백육십오일 손 한 번 가지 않는 그 책들부터 버려보라. 가까운 아름다운 가게나 도서실에 기증하라. 놀랍게도 책장이 비면 마음도 가벼워진다는 걸 깨달을 것이다.

옷장에 걸려 있는 그 너절한 옷들도 단호하게 버려라. 그러면 아프리카나 캄보디아의 가난한 백성들이 그 버린 옷들을 사 입는다.

나는 해외에 나가 우연히 들린 재래시장에서 내가 버린 옷들이 그곳 시장에서 팔리고 있는걸 보았다. 책도 마찬가지다. 그대가 버린 책을 누군가 사서 읽는다. 그러니 그게 버린 것이 아니다. 재활용이요, 순환이다.

마음도 마찬가지다. 불쑥불쑥 치솟는 욕심들도 단호하게 처 버릴 것이다. 그리하여 가볍게 살고 싶다. 얼마 남지 않은 내 여생, 뒷짐 지고 어슬렁거리며 살고 싶다. 유유자적하게 장자처럼 살고 싶다.

성경에도 그랬다. “마음이 가난한 자는 복이 있나니….” 그렇다. 마음을 가난하게 해야 한다. 심플한 인생, 단순한 인생, 번거롭지 않은 삶. 시기와 질투, 비판과 부정보다는 긍정하고 받아들이며, 수용하고 역지사지하는 맘으로 살고 싶다. 사람은 누구나 적이 있다. 그러나 한발 물러나 손 한 번 내밀면 철천지원수가 아닌 다음에야 다 화해하게 마련이다.

맘 속에 적을 두지 않고 그렇게 평안하게 살고 싶다. 누가 보아도 당신 얼굴은 화색이 돌고 편안해 보인다는 소리를 듣고 싶다. 나는 그렇게 살고 싶다. 그리하여 병들지 않고 건강하게 살고 싶다. 죽는 그날까지 그렇게 살고 싶다.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