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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도정 홍보물 속 성차별 요소 빨리 없애라

사실 실망했다. 민선7기 경기도 홍보물에 아직 성차별적인 요소가 남아있다니. 하긴 도민 대표(도지사)가 바뀌었다고 조직 전체가 급변하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변화는 전광석화(電光石火) 같아야 한다. 특히 성(性)에 대한 차별의식은 신속히 박멸해야 한다. 공정한 경기도를 홍보하는 매체에 성차별 요소라니 부끄럽다. 존재가 의식을 규정하기도 하지만 의식이 존재를 규정하기도 한다. 조직에서 사용하는 언어가 그 조직의 실체를 규정하는 까닭이다. 무의식적으로 뱉는 말 속에는 그 사람의 세계관이 묻어있다. 성인지(性認知) 교육을 꾸준히 해야하는 이유다.

도정 홍보물에서 이같은 문제점이 드러난 것은 성인지 관점의 홍보물 가이드를 마련하기 위한 조사결과에서다. 도는 도가족여성연구원과 함께 지난 8~11월까지 도정 홍보물 249종의 홍보 영상 및 이미지에 대한 성인지 점검을 실시했다. 이 결과 53종 89건의 성차별적 요소를 발견했다. 20%를 웃도는 수준이다. 유형별로는 ▲성역할 고정관념 및 편견 48건(53.9%) ▲성별 대표성 불균형 28건(31.5%) ▲가족에 대한 고정관념·편견 9건(10.1%) ▲성차별적 표현 외모지상주의 4건(4.5%)순이다. 성차별 사례를 살펴보면 사회계층적 위화감을 조성하는 오래된 관습에 근거한다. 예를들면 ▲여성은 서비스업이나 회사의 비서 등 보조역할을 하거나 돌봄이나 가사담당자 역할로 ▲남성은 회사중역이나 정보통신과 과학분야에 종사하고 경제적 부양자로 가족의 역할을 담당하는 존재로 표현됐다. 외모에 대한 묘사는 더 가관이다. ▲여성은 당황하거나 불안한 표정을 짓고 긴 머리에 짧은 치마로 ▲남성은 당당하거나 리더십이 있는 모습에 넥타이와 셔츠를 입은 모습으로 그려져 있다. 남성중심 세계관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반드시 개정해 할 이유가 충분하고도 넘친다. 그나마 지난 9월 경기북부지역에서 개최한 ‘디엠지 트레일 러닝(DMZ TRAIL RUNNING)’ 홍보 포스터와 ‘펫티켓’ 동영상 정도에나 성차별 혐의(?)가 적었다니 그것으로 위안을 받아야할까, 슬프다. 도는 홍보물 제작에 참고할 수 있는 성별 고정관념과 외모지상주의, 성별대표성 불균형, 가족에 대한 고정관념·편견, 폭력에 대한 왜곡된 시각, 이미지의 배치와 비중 등을 주제로 한 점검기준과 안내서를 마련해 배포했다. 도가 지속적인 점검을 통해 양성평등 의식을 확산시키겠다니 믿어보자.

이 땅의 절반은 여성이다. 모든 인간은 여성의 몸을 통해 세상에 나온다. 남성들이여 정신차리자, 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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