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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룡문]빨간 고무대야

우리 생활 속에서 ‘폴리염화필림’소재 제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높다. 값이 싸고, 원하는 모양을 쉽게 만들 수 있고, 재활용도 쉬운 장점 때문이다. 파이프 같은 건축자재는 물론, 저장용기, 필름, 주방 생활용품 등이 여기에 속한다. PVC로 불리는 폴리염화필림은 원래 딱딱한 물질이다. 인체에도 해롭지 않다. 하지만 단단한 PVC를 부드럽게 하기 위해 첨가하는 가소제가 문제다. PVC 분자 사이로 들어가 분자의 결합을 유연하게 바꿔 주는 물질인 가소제에 다량의 환경호르몬이 섞여 있어서다. 플라스틱 용기에 뜨거운 음식을 넣거나 전자레인지에 돌리면 안 된다는 말이 나온 이유다. 식용유 등의 기름 성분을 담아 두는 것도 좋지 않다. 가소제가 녹아 나올 수 있어서다.

물론 가소제를 섞지 않은 폴리에틸렌(PE)이나 폴리프로필렌(PP)과 같이 원래부터 부드러운 성질을 갖고 있는 플라스틱 소재도 있다. 대부분의 용기나 식품을 싸는 랩, 물이나 음료를 담는데 많이 쓰는 페트(PET), 어린이용 장난감, 주사기 같은 의료기에 사용한다. 하지만 아직도 가소제첨가 플라스틱제품은 우리주위에 널려 있다. 그동안 유해성에 대한 경각심을 고취시키고 법적으로 규제를 벌여왔지만 위험의 노출에서 벗어나지 못한 셈이다.

많이 쓰는 만큼 많이 버려지는 것도 문제다. 폐 제품을 태워버리면 유독물질이 나와 서다. 그래서 모아 재생하기도 한다. 가정에서 쓰는 고무대야, 고무통, 보도블록 등이 그것이다. 그러나 함유 유해물질이 사라지는 것이 아니어서 항상 논란이 되어 왔다. 정부가 오는 12월 25일부터 유색(有色) 페트병과 폴리염화비닐 퇴출을 골자로 하는 ‘자원재활용법’ 개정안을 시행 하는 것도 이런 연유다. 어제(27일) 식약처가 “김치 담글 때 재활용 빨간색 고무대야, 소쿠리, 바가지, 김장비닐, 고무장갑 사용하지 마세요”라는 주의를 내놨다. 반드시 ‘식품용’으로 만들어진 제품을 선택하라는 권고와 함께. 이유는 재활용 원료로 만들어져 카드뮴 등 중금속이 용출될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습관처럼 사용하는 재활용비닐의 위험성을 다시 한번 일깨우기에 충분하다.

/정준성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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