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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색의 뜨락] 깨달음의 노정(路程) - '위례 상월선원'을 향한 발길

 

 

살아 생전, 간다라 미술의 상징이며 최고의 걸작품으로 평가받는 ‘석가모니 고행상(苦行像)’을 직접 친견하고 싶다.

파키스탄의 라호르박물관에 전시된 ‘간다라 불상’이라고도 불리는 이 고행상은 보리수 아래에서 깨달음을 얻기 전 붓다의 6년간의 극한 고행을 묘사한 84㎝ 높이의 좌상으로 앙상하게 드러난 갈비뼈와 힘줄과 핏줄이 극사실적으로 표현된 간다라 미술의 상징이자 절정의 시기에 만들어져 이 시대 불교 미술사를 소개하는 책자에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간다라 양식은 알렉산더 대왕의 동방 원정으로 그리스 헬레니즘 문화가 고대 인도 북서부 지역인 간다라에 전해지면서 생겨난 불교미술 양식을 말한다.

붓다가 태어날 당시 세계 4대 문명의 발상지 인도는 16개국으로 나뉘어져 있었다. 인도 변방의 오지 북부의 카필라 왕국은 히말라야 산맥아래 부족국가 수준의 작은 나라로 이곳에서 태어난 붓다가 출가했을 때 약소국은 이미 정복을 당하고 강대국 마가다·코살라·아완티·왐사 등의 4개국이 서로 패권을 다퉜다.

인생의 목표가 분명해 삶과 죽음의 수레바퀴에서 벗어나 근원적인 인생고를 해결하고자 생명이라도 내던질 참이었던 붓다, 2600년 전 인도는 수행자를 존중해 공양(식사)을 대접했으나 붓다는 공양청조차 마다하고 숲속에서 가부좌를 튼 채 수행만 하였다.

붓다는 하루 한 끼, 그 다음에는 이틀에 한 끼, 나중에는 며칠에 한 끼씩으로 생명을 가까스로 연장하며 극한 고행을 감내한다. 숲에서 구할 수 있는 나무열매나 나무뿌리, 심지어 풀잎까지 먹었다. 최소량의 생식(生食)만 하며 육신의 생명을 겨우 유지했을 뿐이다.

수행자의 궁극적 지향은 ‘해탈(解脫)’이다. 해탈이란 이치를 풀어(解), 고통에서 벗어나는(脫) 일이며 자유(自由) 또는 해방(解放)을 뜻한다.

몸과 마음의 고뇌와 속박의 원인인 번뇌로부터 해방되어 벗어나는 것, 인도에서는 일반적으로 인생의 궁극적인 이상과 목표를 해탈에 두고 있다. 불가에서도 고뇌를 낳는 근본으로서의 무명을 멸함으로써 해탈의 도가 달성된다고 하는데 즉, 무명이란 지혜가 없는 것이며 그 지혜란 세계와 인생의 진리로서의 연기의 도리를 여실하게 아는 작용으로, 여실지견(如實知見)이라고 불린다. 따라서 무명은 여실하게 지견하지 않는 상태 혹은 할 수 없는 상태를 말함으로 불교는 이러한 무명을 멸해서 모든 존재가 ‘상의상대(相依相待)’ 하는 연기의 관계에 있음을 올바르게 직시하는 것, 고뇌의 속박을 벗어나 이상을 달성하는 길, 이를 해탈의 도라고 본다.

해탈의 도란 중도(中道)이며 그것은 구체적으로는 팔정도(八正道)의 수행이라고 하며 해탈은 불교에서는 이상으로서의 열반과 동일시 한다.

붓다께서도 단 한번의 생으로 깨달음을 얻은 것은 아니다.

나유타겁의 무량한 시간 전부터 수 많은 고행의 결과로써 이루신 것이다.

위례 신도시의 노천, 난방 조차 되지 않는 천막 상월선원의 문을 걸어 잠그고 9인의 스님네가 동안거에 드셨다. 하루 한 끼 일종식으로 추위와 배고픔을 견디며 무명을 밝히는 노정이 자못 엄숙하여 주말이면 많은이들의 발길이 끊임 없다고 한다. 철학과 사상이 극심하게 혼돈 스러운 이때 지극한 불심의 근원을 살피고자 하는 사부대중의 순례를 진정으로 권하는 바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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