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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眞誠愛칼럼]세계인이 방탄소년단처럼 환호할 시조의 세계

 

 

 

303인의 시조를 영어로 번역한 『해돋이』 출판기념회가 지난 11월 30일 서울 함춘회관에서 있었다. 대규모로 번역이 된 것도 의미가 있었지만 축사를 해달라는 부탁이 있어 참석을 했다. 예술원 회장 사천 이근배 선생이 먼저 축사를 했다. 미당 선생의 시조를 구수히 읊고 나서 우리나라에 시조의 해가 뜨고 있음을 빗대어 얘기하셨다. 사천선생은 역시 재담이 넘치는 천상천하의 얘기꾼이다. 나는 이 자리에서 번역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이러한 노력이 지속적으로 일어나야함을 강조하였다.

오늘의 시조조인회의 의장 재임시 시조의 정전이 될 만한 시조 150편을 선정하는 작업을 했다. 고시조를 포함하여 이를 확정하는 작업은 그리 만만한 작업이 아니었다. 위원장은 정수자 시인이 하였지만 적지 않은 위원들이 시간을 할애하여 2년 가까이 걸려 이를 확정하고 발간하였다. 이를 토대로 번역 작업을 착수하였는데 문제는 이것이 간단한 작업이 아니었다. 단순히 번역하는데서 끝나는 것이 아니고 더욱이 해당어의 국가에서, 그것도 좀 알려진 출판사에서 출간하는 일은 일개인의 힘으로는 역부족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다행히 대산문화재단의 지원을 받아 우선 독일어로 번역하는 작업을 진행했고 이를 독일에서 출간하였다. 그러나 그 이후 작업이 지속되지 못하고 있다. 외국에 시조를 소개하기 위한 정전화 작업을 보다 다양하고 현실성이 있는 소재로 확대하여 진행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이를 번역하는 작업들도 더디기는 하지만 한 걸음씩 관심을 가지고 꾸준히 진행할 필요가 있다. 이를 전문적으로 하기 위한 전문 인력풀을 구성하고 시조 번역이 우리의 한류정신을 세계에 알리는 요체가 됨을 강조하여 세계 많은 나라로의 보급을 위해 보다 체계적인 노력을 경주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 나라에 150편 번역을 하여 해당나라에서 제대로 출간하기 위해선 최소 5,000만 원 정도가 소요된다. 이를 알리기 위한 비용이 들어가야 하니 비용을 산출하기 힘들다. 만약 우리시대 현대시조 100인선 100권을 알리려면 정부에서 나서지 않으면 도저히 불가능하다.

한국번역원이라는 국가 기관이 있지만 참으로 아이러니하게도 민족문학의 정수인 시조를 번역하는 작업은 소홀이 하고 있다. 인기소설이나 유명시인 등 우선 눈에 드는 작품위주로 작업을 하고 있기 때문이 아닌지 걱정이 된다.

일본의 하이쿠를 세계에 알리기 위해 일본은 범정부적인 대응을 해왔다. 체계적인 지원은 물론이고 세계에 알리는 일을 지속으로 펼치고 있다. 민족 자원을 두고도 세계에 알리지 못하고 있으니 통탄할 일이다.

이날 출간된 책은 여기에 동참한 시인들이 참가비를 내고 찬조비를 받아 삼천만 원 정도가 들어 겨우 출간되었다. 영국이나 미국이 아닌 우리나라에서 발간되는데도 복잡한 과정을 통해 어렵사리 출간된 것이다. 시인이 갹출하여 외국에 알리는 일을 한다고 생각하니 국가는 무엇을 하고 있나, 정작 필요한 일이다 생각되면서도 씁쓸한 생각이 드는 이유다.

그래도 포기할 수 없는 것이 세계화다. 방탄소년단이 사물놀이를 세계에 알린 것은 우리 것이 세계적이라는 자긍심의 발로이다. 그리고 중요한 것은 우리의 정신이 세계에 통한다는 것이다. 시조 또한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그들은 우리의 새로운 시 세계에 매료될 것이 분명하다. 하이쿠와는 비교도 안 될 만큼의 철학과 인생의 희로애락과 촌철살인의 위트가 공존하는 것이 시조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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