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6 (금)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갈비축제 예산 삭감, 이해할 수 없다

나라마다 특산품이 있듯이, 고장마다 토속적 먹거리가 있게 마련이다. 도청 소재지이면서,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된 화성이 자리 잡고 있는 수원시의 대표적 먹거리는 ‘소갈비’다. 수원이 갈비 고장으로 유명해진데 대하여는 구구한 설이 있지만, 조선시대 이후 수원에 전국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꼽히는 우시장이 있었기 때문이라는 설이 가장 유력하다. 실제로 왜정 말기까지만 해도 수원의 화홍문에서 매향교 사이의 수원천변에 우시장이 있었는데 이 우시장 주변에는 갈비집과 소고기 국밥집 등이 즐비했다는 기록과 구전이 전해지고 있다.
아무튼 수원하면 갈비를 떠올리게 되고, 갈비를 먹기 위해 경향 각지의 식도락가들이 운집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특히 자유당 때와 군사정권 시절의 수원 갈비는 유명세가 한껏 높아져서 수원 갈비를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였다. 그래서 수원시는 수원 갈비의 명성과 향토 먹거리로서의 정통성을 지키기 위해 시민의 날에 갈비축제를 개최해 왔다. 수원시는 올해도 10월 시민의 날 행사 때 갈비축제를 기획하고 2천400만원의 예산을 세워 시의회에 심의를 요청했는데 시의회는 홍보비 일부만 남겨 놓고, 나머지 1천5백만원을 삭감해 버렸다. 홍보 비용만 대 줄테니, 나머지 예산은 축제에 참가하는 업자들이 알아서 하라는 것과 다를 것이 없다. 그런데 시의회는 갈비축제 예산과 함께 심의를 요청한 일본음식문화축제 예산 2천100만원은 원안대로 통과시켰다. 그러면서 갈비축제 개막식 이벤트 예산 2천만원을 그대로 인정했다. 결국 갈비축제는 홍보비만 주고, 일본 음식문화축제는 본 행사 예산과 이벤트 예산까지 쓸 수 있도록 한 셈이 된다.
예산 심의는 시의회 고유 권한이다. 심의 과정에서 불요불급하다고 인정되면 삭감하고,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증액할 수 있다. 그러나 이번 경우는 정당했다고 보기 어렵다. 수원의 대명사이다시피한 갈비축제의 필요성을 과소 평가했다면 일본음식문화축제는 아예 없애 버렸어야 옳았기 때문이다.
광우병 파동 이후 갈비 업계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 때문에 수원지역 경제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시의회는 새로운 문화를 정착시키려 하기 보다 전례의 문화를 보존하는 쪽에 역점을 두어야 할 것이다.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