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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시론]홍콩사태와 북한

 

 

 

홍콩사태의 끝이 보이지 않고 있다. 시위대들에 대한 실탄 발사를 비롯한 중국 정부의 강경진압으로 많은 시위대들이 국가 폭력의 희생양이 되고 있다. 상황이 이렇기에 외국 언론들은 홍콩으로 기자들을 파견하며 사태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 이런 점은 더 큰 시위대의 희생을 막을 수 있다는 측면에서 중요하다. 중국 정부가 외신들의 “눈” 때문이라도 강경진압을 쉽게 선택할 수는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와중에 미국 의회는 홍콩인권법과 위구르법을 제정했다. 홍콩 사태를 좌시하지는 않겠다는 미국의 의지의 표현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이런 미국의 태도 이면에는 중국과 미국의 갈등이 내재돼 있다. 즉, 홍콩 사태는 여러 가지 차원에서 다양한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의 입장에서는 이런 측면을 주목해야 한다. 북한의 최근 태도 변화도 홍콩 사태와 연관돼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8일 “2019년 12월 7일 오후 서해위성발사장에서는 대단히 중대한 시험이 진행됐다”고 전했다. 여기서 말하는 “대단히 중대한 실험”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정확히는 모르겠다. 하지만 짐작컨대, 그들이 말하는 중대한 실험이 ICBM과 무관하지는 않을 듯하다. 서해 위성발사장이 북한의 미사일 개발과 무관하지 않은 장소 일 뿐 아니라, “이번에 진행한 중대한 시험의 결과는 머지않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전략적 지위를 또 한 번 변화시키는 데서 중요한 작용을 하게 될 것”이라고 조선중앙통신이 언급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북한의 이런 발표 이전에, 이미 미국은 그런 조짐을 파악하고 있었던 것 같다. 미국은 지난달 말부터 일주일 정도 동안, 매일 한반도 상공으로 E-8C(조인트 스타즈), U-2S(드래건 레이디), 해상초계기 P-3C 등을 한반도를 출격시켜 대북 감시에 집중하고 있었고, 지난 6일에는 미군 정찰기 가운데 최강이라 불리는 RC-135S(코브라볼) 1대를 오키나와 가데나 기지에서 출격시켜 한반도 정찰 임무를 수행케 했기 때문이다.

이 뿐만 아니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북 언급도 점점 강경해지고 있다. 지난 3일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좋은 관계를 가지고있다면서도 무력을 사용해야 한다면 사용할 수도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이어 7일에는 “북한이 적대적으로 행동한다면 나는 놀랄 것”이라고 말하면서, 북한을 지켜보겠다고 언급했다. 이런 일련의 상황을 볼 때, 미국과 북한 사이의 긴장 상황은 계속 높아질 가능성을 배제하기는 힘들다.

그렇다면 상황이 왜 이런 지경까지 다다랐을까? 아마도 홍콩 사태와 관련이 깊을 수 있다. 중국의 입장에서 홍콩 문제는, 위구르나 대만 문제와도 연결된 중차대한 문제다. 내년 1월 대만에서는 총통을 결정하는 선거가 치러지는데, 그 결과가 홍콩 사태와 연결될 때는 위구르를 비롯한 중국 국내의 소수민족의 문제가 한꺼번에 터질 수 있는 상황에 중국은 직면할 수도 있다. 그렇기에 대만 선거를 전후해 중국은 홍콩에 대한 모종의 조치를 취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런 상황을 대비해, 중국은 미국을 비롯한 세계 언론의 시선과 압박을 홍콩 이외의 곳으로 분산시킬 필요가 있다. 시선 분산 차원에서 중국이 관심을 둘 수 있는 나라는 북한이다. 즉, 중국이 북한에게 비공식 채널을 통해 상당한 지원과 북한의 입장에 대한 지지를 해주겠다고 약속하며 북한의 도발을 묵시적으로 자극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북한의 입장에선 중국의 지지를 등에 업었으니, 미국과의 협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벼랑 끝 전술을 마음 놓고 벌일 수도 있고, 미국과의 협상이 순탄치 못할 경우에도 중국이 바라는 일을 해주면서, 중국의 묵인 하에 핵보유국의 지위를 만천하에 공표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할 수도 있다.

미국도 북한의 이런 도발의 배후에 중국이 있음을 알고 있기에, 트럼프의 대북 발언의 강도가 세지는 것이라고 볼 수도 있다. 즉, 지금 북한과 미국 사이에 오가는 말과 행동들은 모두 중국이 배후에 있음을 알고 있다는 표현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차원에서 보자면 홍콩 사태가 언제, 어떤 식으로 매듭지어질 것이냐에 따라 북한의 위협은 그 강도가 높아지고 횟수가 늘어날 것이라는 예측이 가능하다. 홍콩 사태가 남의 문제만은 아닐 수 있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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