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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집중]나눔 습관은 아름다운 불씨

 

 

 

‘보릿고개가 태산보다 높다’, ‘보릿고개에 죽는다’라는 속담이 있을 정도로 식량이 다 떨어져 굶주릴 수 밖에 없는 당시 보릿고개는 힘겨웠던 고난의 시절이었다. 필자가 학교 총동창회의 사무총장 직분을 수행할 때 노블레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 정신을 실현하고자 ‘SPARC 봉사단’을 창단하는데 일조하였다. 비록 분기 단위의 봉사이지만 하루 한 끼도 먹기 힘들어 굶주림에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는 어려운 독거노인 및 소외된 어르신들의 결식예방을 위해 식사를 대접하는 ‘전국천사무료급식소’에 참여와 후원을 하고 있다. 하루 한 끼의 설렁탕 식사이지만 배식과 동시에 다 드시지도 않고 가져온 검은 비닐봉지에 남은 찬과 밥을 주워 담는 어르신들도 종종 본다. 하루 한 끼의 식사가 전부인 분들도 많다는 담당자의 얘기에 집에 가서 드실 수 있도록 라면 5개 한 세트를 매번 후원해 드리고 있다.

날은 점점 추워지고, 온정의 손길은 줄어든 힘겨운 겨울. 지자체의 에너지 바우처 지원으로는 해결책이 되지 못하기에 긴 겨울을 견뎌야 하는 어르신들은 한 끼를 위해 줄을 서고 있다. 따라서 지속적인 우리사회의 나눔문화 정착을 위해 다음과 같이 제언하고자 한다.

첫째, 기부단체의 투명한 제정관리를 위한 제도의 재정비가 필요하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2016)의 자료에 의하면 기부단체 선정시 주요 고려 사항으로 ‘기부 금액의 투명한 운영’을 꼽은 비율이 54.2%로 가장 높았지만, 우리나라 기부 단체가 정보공개를 잘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가 72.5%에 달했다. 이에 기부 생태계가 정상작동을 하기 위한 정부의 기부관련 업무일원화 및 기부단체 지정요건의 구체화, 모금액·지출내용 등을 의무 공시해야 하는 단체의 범위 확대와 외부 감사를 받는 기부금 수입기준의 하향 조정, 알기 쉬운 통합기부정보공개시스템을 통한 기부 받는 단체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도록 한다.

둘째, 복지 사각지대를 해소하고 기부문화를 활성화시키기 위하여 기부자에 대한 세재지원 등 정책적 지원 확대가 필요하다. 최근 기부문화 활성화와 유산기부를 통한 富(부)의 사회 환원을 장려하기 위해 상속재산의 10% 초과해 공익목적에 기부 시 상속세 세율을 경감해주는 특례제도와 기부자에 대한 세재지원을 확대하여 기부자를 우대하는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

셋째, 대기업, 공기업, 공공기관 중심의 사회공헌에 참여분위기 확산과 다양한 나눔의 지혜를 생활화하도록 하자. 내가 가진 물질적인 재산이 많지 않더라도 더불어 사는 나눔의 지혜는 발휘할 수 있다. 예컨대, 공익을 위해 자신의 전문성과 지식을 나눠주는 ‘프로보노(Probono)’ 활동, 지식(재능)기부, 공정무역 제품과 사회적 기업의 물품(서비스)구입 등을 생활화 한다.

넷째, 나눔의 실천을 위한 나눔문화 교육의 정착화가 필요하다. 나눔과 기부는 ‘가진 자’의 여유이자 특권이 아니기에 형식적이며 보이기 위한 것이 아닌 캠페인 소개-서명동참-관련 자원봉사 참여-정기후원으로 이어지는 단계적 기부가 되도록 프로세스 정비를 체계화 하는 것에 집중한다.

다섯째, 누적 봉사 시간과 활동기간을 취업전형 시스템에 반영하는 제도를 확산하자. 자신의 VMS(사회복지자원봉사포털) 실적을 1365자원봉사 종합포털을 통해 교육부 NEIS(교육행정정보시스템)와 연계한 ONE-STOP 실적을 맵핑한 지속적인 봉사가 이루어지기 위한 초석을 마련한다.

나눔에도 용기가 필요하다. 후원자에게 사업 진행과정을 공개하고 쌍방향 소통을 통하여 기업차원뿐 아니라 개인 기부 활동이 꾸준하게 진행되어야 할 것이다. 더욱이 국가와 행정이 손이 미치지 않는 복지의 사각지대를 찾아 세분화한 ‘맞춤형 지원제도’를 운영한다면 효과적일 것이다. 나의 작은 나눔이 누구에게는 더없이 소중한 사랑의 불씨가 될 수 있기에 ‘나눔 습관’을 일상화하여 건강한 공동체를 유지해야 할 때가 지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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