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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지르르한 미술계… 속고 속이는 욕망의 민낯 이런 속물들 같으니라고!

 

 

 

부조리한 예술계 밑바닥부터
적나라한 한국 계급구도까지
뻔뻔하고 이기적인 네 남녀의
현실 풍자 웰메이드 블랙코미디

배우들의 출중한 연기는 기본
미학적 가치 드러낸 실내 디자인
욕망 형상화한 미술 소품까지
숨은 디테일 보는 재미 ‘톡톡’


속물들

장르 : 드라마

감독 : 신아가 / 이상철

배우 : 유다인 / 심희섭 / 송재림

지난 2007년 신정아 사건 당시 성곡 미술관 불법 비자금 발견, 2008년 삼성 비자금 특검 당시 비자금 의혹, 2013년 오리온 회장 부부의 회삿돈 횡령 사건 등 미술관을 매개로 한 대기업 일가의 불법 비자금 횡령 및 탈세 사건은 단순히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오는 12일 개봉하는 영화 ‘속물들’은 이러한 부조리한 예술계 밑바닥에서부터 출발해 관객들을 만난다.

영화는 동료작가의 작품을 베끼다시피 한 작품을 ‘차용미술’이라는 말로 포장해서 팔아먹는 미술작가 선우정(유다인)을 중심으로 각자의 속마음을 숨긴, 뻔뻔하고 이기적인 네 남녀의 속물 같은 이야기를 그린 블랙코미디다.

영화를 연출한 신아가 감독은 영화의 출발에 대해 “인간에게 있어서 욕망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고민하다가 시작한 작품”이라고 말했다.

이어 “관객들은 영화 속 미술계의 부조리한 현실을 마주하며 금수저, 흙수저로 대변되는 현재 한국사회의 계급구도를 떠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아가 감독의 말처럼 주인공 선우정(유다인) 또한 흙수저로 태어난 데다 재능에 대한 콤플렉스까지 가지고 있다.

그와 반대되는 금수저 탁소영(옥자연)의 모습은 우리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뚜렷한 계급구도를 대변한다.

영화는 그 안에서 생존을 위해 몸부림치는 선우정을 비롯해 네 남녀의 적나라한 민낯을 지켜보게 한다.

반지르르하게 포장된 미술계 안에서 우아한 듯 서로의 속내를 숨기고 있지만, 가감 없이 드러낸 미술계 밑바닥에서는 그들의 민낯 또한 다르다.

이를 통해 관객 역시 자신이 그들 중 누군가의 모습일 수도 있음을 은연중에 돌아보게 될 것이다.

또한 영화를 보는 재미는 배우들의 출중한 연기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미술계를 배경으로 하는 만큼 곳곳의 실내 디자인부터 욕망을 형상화한 미술 소품까지 다양한 영화 속 숨은 디테일을 살펴보는 재미가 있다.

먼저 미술작가 ‘선우정’(유다인)과 그의 연인이자 미술 기자인 ‘김형중’(심희섭)이 동거 중인 공간은 미학적 가치를 보여주는 가구 배치가 돋보인다.

두 사람이 동거하는 공간이지만, 사실상 김형중의 집이기도 하다.

김형중은 미술 기자이면서도 미술관 팀장으로 스카우트될 만큼 안목과 유능함을 자랑한다. 이와 같은 캐릭터에 걸맞게 김형중의 집은 고풍스러운 앤티크 가구를 두고 있다.

널찍하게 자리를 잡은 가구들은 언뜻 휑하게 보일 수도 있지만 자신의 감정을 잘 드러내지 않는 김형중의 성격을 드러내기도 한다.

이처럼 영화는 현재를 살아가고 있는 관객들의 공감을 이끌어내는 동시에 블랙 코미디계에 한 획을 그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최인규기자 choiink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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