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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춘재 8차 사건, 국과수 감정서 조작 정황 포착

‘진범 논란’ 직접 조사 나선 검찰, 단서 잡아
다른 체모 감정·분석 수치 조작 등 의혹 조사

검찰이 ‘진범 논란’이 일고 있는 이춘재 연쇄살인 8차 사건에 대한 직접 조사에 나선 가운데 당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감정 결과가 조작된 정황을 포착해 조사하고 있다.

수원지검 형사6부(전준철 부장검사)는 12일 이춘재 8차 사건 재심 의견 검토를 위해 과거 경찰 수사기록 및 윤모(52)씨의 재심을 대리하는 법무법인 다산 측 의견서를 살펴보는 등 조사하던 중 국과수의 감정서를 조작한 정황을 포착했다.

또 제3의 인물의 체모가 감정에 사용됐다는 의혹부터 성분 분석 수치가 조작됐다는 의혹까지 면밀히 살펴보는 과정에서 조작 단서를 잡고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다.

앞서 법무법인 다산은 이춘재 8차 사건 당시 현장에서 발견된 범인의 것으로 추정되는 체모에 대한 방사성동위원소 감별법(체모 등에 포함된 중금속 성분을 분석하는 기법) 분석 결과가 시기별로 다른 양상을 보인다는 내용이 담긴 의견서를 검찰에 제출했다.

이춘재 8차 사건 당시 경찰은 1988년 9월 16일 화성군 태안읍 진안리 박모(당시 13세)양의 집에서 박 양이 성폭행당하고 숨진 채 발견되자 윤씨를 포함해 다수의 수사 대상자들의 체모를 건네받아 검사하는 등 수사를 벌였다. 이어 이듬해 7월 윤씨를 범인으로 특정해 검거하면서 체모의 중금속 성분을 분석한 결과를 핵심 증거로 내세웠다.

그러나 다산 측은 이춘재 8차 사건 이후 윤 씨가 경찰에 연행되기 전·후 시점에서의 범인 체모 분석 결과를 볼 때 감정서 조작이 강하게 의심된다고 밝혔다. 다산이 공개한 수사기록에 따르면 범인 체모 내 여러 성분의 분석 수치가 이들 시점 사이 크게는 16배 넘게 차이가 났다.

다산은 지난 4일 검찰에 낸 변호인 의견서를 통해 “감정 결과가 이렇게 차이가 큰 이유는 두 체모가 동일인의 것이 아니었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어 “윤씨가 연행되기 전에는 (국과수가) 16가지의 성분을 추출해 분석했는데, 유죄의 증거가 된 감정 결과표에는 4개의 성분이 빠져 있는데 40% 편차 내에서 일치하는 성분의 수를 늘리기 위한 의도로 일부 검사 결과를 의도적으로 뺀 게 아닌가 하는 의심이 강하게 든다”고 밝혔다.

윤씨의 재심을 돕는 박준영 변호사는 “윤씨가 연행되기 전이든 후든 똑같이 현장에서 발견된 범인 체모로 감정을 했다면 이렇게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겠느냐”며 “어떤 체모가 어떤 감정에 사용됐는지도 확인되지 않아 (조작) 의심이 든다”고 주장했다.

검찰 관계자는 “형사사건 공개금지 등 관련 규정에 따라 구체적으로 확인해 줄 수 없다”며 “앞으로 검찰은 누가 어떠한 경위로 국과수 감정서를 조작했는지 등 모든 진상을 신속하고 철저하게 규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박건기자 90vir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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