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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시산책]주막(酒幕)

 

 

 

주막(酒幕)

                  /백석

호박잎에 싸오는 붕어곰은 언제나 맛있었다//부엌에는 빨갛게 질들은 팔八모알상이 그 상 우엔 새파란 싸리를 그린 눈알만 한 잔盞이 뵈었다//아들아이는 범이라고 장고기를 잘 잡는 앞니가 뻐드러진 나와 동갑이었다./울파주 밖에는 장꾼들을 따라와서 엄지의 젖을 빠는 망아지도 있었다.

 

 

유년의 기억을 생생하게 포착한 이 시는 주막에서 건져 올린 애환의 정경과 시골마을의 모습들이 파노라마처럼 잘 그려져 있다. 신경림 시인이 백석의 「주막」 이 작품을 감동받은 작품으로 꼽아서「농무」와「파장」같은 작품의 원천이 되었다고 술회했었다. 백석시인의 이야기 시는 앞서서도 논했지만 인간적인 시점들과 자신이 듣거나 이미지 차원보다도 대상의 실제적인 모습을 말하는 상상한 것들을 타인에게 이야기를 전하려고 하는 상징이기에 개인주의보다는 연대의식이, 배타의식보다는 포용의식이 들어 있다. 생동감 있게 풍경을 구체적이고 따스한 시로 남는다. 유년의 고향은 늘 그립다. 그 유년의 거울은 추웠고 어둠이 깔린 연기소리가 만연했지만 이 겨울 친구들과 막걸리 한잔이 생각나는 날이다. 시인도 유년의 풍경과 그리움들을 담아낸듯하다. 고요한 시골마을의 정경이 부드럽고 따스한 겨울밤처럼 우리들의 삶도 늘 정겹고 따스한 겨울 같았으면 좋겠다. /박병두 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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