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18 (목)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경기칼럼]타협과 협상, 소통과 설득의 국회정치

 

한국 정치사에 험난한 시대의 국회가 이루 말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른 적이 한 두 번 아니다. 그러나 20대 국회도 이루 말할 수 없는 토론과 협상의 실종이라는 실종대표 국회정치라는 생각이 든다. 어느 정당을 편협되게 언급하고 싶지는 않다.

그러나 타협이나 협상을 뒤로한 한국당과 황교안대표는 오로지 보수결집을 위해 밖으로만 도는 것 같다. 장관 한명의 임명에 반대하여 야당대표가 삭발하는 초유의 사태도 일어났다.

여당 역시 타협과 협상의 기지를 발휘하여 흩어진 민심의 통합된 협심과 경제 주체들이 활발하게 경제활동을 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드는 것이 급선무인데도 그렇지 못하다. 분양가상한제로 공급 자체를 막아버렸으며 교육부는 외고 자사고 폐지 방침으로 강남 부동산을 또 한 번 광풍으로 밀어 넣었다. 개인과 공동체 모두에게 결코 이념도 이익도 공감도 주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다.

보수는 주로 공동체의 자유와 선택을 중시한다. 그것은 시민에게 자유를 줄 때 국가의 제도가 물 흐르듯이 흘러간다. 그리고 선택이 있을 때 비로소 인간의 삶이 가치를 향유할 수 있다.

진보는 개인의 공평과 평등을 좋아한다. 그것은 자유가 있는 곳에는 반드시 불평등이 생긴다. 그 불평등을 해소하자는 것이 진보의 신조다. 보수는 `공동체 전체`를 중시하고 진보는 그 구성원, 즉 `개인`을 중시한다. 꼭 그렇다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념을 중시하는 국회정치가 어느 보수와 진보 정치이념은 찾을 수가 없을 정도로 이 상황을 비껴가지 못하고 있다.

국민과 공동체를 중시해야 하고 개인의 존업과 가치를 중시해야 하는 정치이념은 아랑곳 하지 않고 황교안 주도 국회 폭력집회에 여당에서는 “국회가 사상 초유의 폭력집회로 얼룩졌다”며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이 주도하고 지원했다는 점에서 개탄을 금할 수 없다. 국가적 망신”이라고 비난하고 나선다.

자신의 신념이 국가를 위해 옳다는 것을 증명하는 방법은 오로지 타협이나 협상을 통하여 이념적으로 논의하고 대화를 통하여 국민에게 신뢰를 줘야 한다.

버트런드 러셀은 “나는 내 믿음을 위해 죽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다. 내가 틀릴 수 있기 때문이다”라고 하였다. 그래서 다른 사람들의 의견을 중시하는 이유가 자신의 과실을 예방하기 위해서다.

황 대표는 국회진입폭력이나 단식으로 위험을 무릅쓸 정도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와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반대하고 있다. 자기주장이 옳다고 확신하는 방법은 타인을 설득하고 이해시켜야 한다. 그런데 옳고 그름이 흐릿한 그런 부분도 얼마든지 나타 날 수 있다.

자신의 옳음만 관철하고자 하는 건 독단이다. ‘내가 틀렸고, 네가 옳을 수 있다’라는 걸 인정할 수도 있어야 한다.

민주주의는 다수가 다수의 힘으로 소수를 겁박하지 않는다. 소수 역시 단식이나 폭력으로 다수를 위협하지 않는다. 우리 편이 틀렸고 상대편이 옳을 수 있는데, 왜 겁박과 자해, 폭력 같은 초강수를 쓰는가. 오늘날 정치 지도자들은 진보나, 보수와 같은 색깔이념은 물론 자신의 신념이 옳고 상대는 틀렸다고 확신한다.

한국당 황교안 대표 못지 않게 대통령과 여권 핵심도 절대 덜하지 않다.

여권의 자기 확신 역시 황 대표가 공수처와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틀렸다고 확신하는 것 이상으로 두 제도 도입이 절대 옳다고 확신한다. 그러나 작용에는 반작용이 따르는 법이다.

러셀은 이에 대하여 말한다. “어리석은 이들은 자신만만해하는 반면, 지혜로운 자들은 의심으로 가득하다.”

복잡다단한 오늘날, 나의 옳음을 철저하게 확신한다는 건, 어리석음의 증거다. 다수의 힘이나 폭력, 단식 같은 위협으로 자기 편의 옳음을 관철하려 드는 건 지혜롭지 못하다는 증거가 아닐까 싶다. 물고 늘어지며 한 치 양보도 없다는 자세를 고수하면 20대 마지막 회담은 결실 없이 끝날 수밖에 없다. 협상과 대화에서 상대방과 상호작용이 없이 일방적이라면 원하는 것을 얻어내기 힘들 것이다. 민주당도 야당과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설득할 마음의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