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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백

                      /김청미

이건 당최 뭔 말인지 모르것고

요건 설명이 장황혀서 없는 것 같은디

아이고 참말로 차라리 일을 하고 말제

뭣헐라고 이런 것을 한다고

날밤 꼬박 샘서 쓰고 지우고 그라다 보믄

생기는 것이 맞긴 헌 거여

읽고 나서 가슴이 찡함서

무릎을 탁 치게 하는 그것이



니가 보기에 있는 것 같냐?



-시집 ‘청미 처방전’ / 천년의 시작·2019

 

 

시인이 시를 쓰는 이유는 시인의 수만큼 각양각색일 것이다. 한 번에 주루룩 써내는 시인이 있는가 하면 몇 달, 몇 년을 고심하면서 한 편을 퇴고하는 시인도 있고 왜 그렇게 어려운 걸 죽을 때까지 놓지 못하고 하느냐고 하면 이유는 없고 쓰지 않고는 견딜 수 없어서 쓴다고 답하는 시인이 많다. 나는 시인을 천형을 받은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하늘이 시인에게 내린 형벌, 죽을 때까지 네가 보고 말해야 하는 것을 세상에 써서 내놓으라고 낙인을 찍어버린 사람. 그러니 시를 써서 무엇이 생기지 않아도, 밤을 꼬박 새우면서 써 봐도 그 다음날 바로 찢어버린다 해도, 그 무릎을 탁 치게 하는 한 편을 위해 쓰고 또 쓸 수밖에 없다. 니가 보기에 있는 것 같냐? 네, 그 한 편을 위해 오늘도 쓸 수밖에 없습니다./이기영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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