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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풍선행사 전면 금지는 ‘경기환경선언’

풍선을 타고 날아가는 예쁜 꿈을 꾸던 시절이 있었다. 어린 시절 이야기다. 그때는 몰랐다. 하늘로 올라간 풍선이 터져서 다시 땅으로 내려온다는 것을. 게다가 산과 바다, 들판에 떨어져 쓰레기가 되고 야생동물의 먹거리로 변신(?)해 생태계에 나쁜 영향을 끼친다는 것은 물론이다. 그냥 내 꿈을 실현해 줄 매개체로만 여겼던 시절이었다. 특히, 한 해의 끝자락이나 새해가 시작되는 시점에 절정을 이뤘다. 우리나라 뿐만아니라 국가 대부분에서 그랬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관행’이라는 이름으로. 그러나 잘못된 관행은 고쳐야하고 바로 잡아야 한다. 그런데 앞장서기란 쉽지 않다. ‘고양이 목에 방울 다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 힘든 일을 경기도가 또 하기로 해 주목된다. 연말연시를 맞아 도내 곳곳에서 의례적으로 치러졌던 ‘풍선날리기 행사’를 전면 금지하기로 한 것이다. 그동안 ‘풍선’이 축제와 행사에서 사랑을 받았던 이유는 간단하다. ‘저비용 고효율’ 때문이다. 적은 비용으로 화려한 시각적 효과를 낼 수 있기 때문에 도내 곳곳에서 지역축제와 새해맞이 소망기원 등 다양한 행사에서 빈번하게 실시됐다. ‘비용 감소’ 만을 추구하며 두드렸던 얄팍한 계산기가 시나브로 환경에 악영향을 끼치는 주범의 반열에 올랐다. 그동안 제 발등을 찍고 있었던 것은 아닌가, 반성한다. 도 역시 이런 참회를 근거로 ‘단호한 금지’를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도가 24일 ‘풍선조각이 해양이나 임야에 떨어져 환경오염을 유발하거나, 야생동물의 먹이로 둔갑해 생태계에 악영향을 미치는 등의 부작용을 사전 차단하겠다’라며 금지를 선언한 것을 보면 그렇다. 도의 단호한 결기를 칭찬한다.

‘기복성(祈福性) 풍선’은 헬륨가스와 함께 하늘로 올라가기까지만 아름다웠다. 추락과 동시에 쓰레기로 전락했다. 더구나 야생동물의 착시까지 불러왔다. 바람빠진 풍선을 먹이로 착각, 먹어버리는 바람에 폐사율이 높아졌다. 특히 새들이 그랬다. 결국 생태계를 어지럽히는 나쁜 결과를 가져왔다. 도가 제시한 자료만 보더라도 실제로 새들이 먹은 풍선이 위벽에 달라붙거나 기도를 막아, 사망율이 40%에 가깝다. 죽은 새들은 몰랐던 풍선의 비밀, 즉 ‘연성 플라스틱’이 원인이 됐다. 도는 31개 시·군은 물론 산하기관의 모든 행사에 ‘전면적 풍선금지령’을 내렸다. 전국적으로 확산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환경부에 정책을 건의할 예정이다.

풍선을 보지 못해 아쉽기는 하겠지만 이제 우리, 새해에는 풍선 말고 꿈을 높이높이 날려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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