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0 (토)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眞誠愛칼럼]신년하례식, 몸과 마음의 뜨거움

 

 

 

 

 

경자년(庚子年) 흰쥐띠해가 밝았다. 땅의 기운을 담은 12지와는 달리 10간은 색상과 방위, 그리고 자연의 기운을 상징하는데 5가지의 색으로 나누어진다. 청색(갑·을), 적색(병·정), 황색(무·기), 백색(경·신), 흑색(임·계)로 구분되니 경자년(庚子年)은 백색의 쥐해가 된다.

한 해가 시작되면 각 직장마다 신년하례식으로 문을 열게 된다.

신년 하례식(新年賀禮式)은 새해를 맞이함을 서로 축하해 예를 차리는 의식이다. 직장을 다녀본 사람들은 으레 해마다 이 신년하례식을 통과의례처럼 치르게 된다. 오래하다 보니 무감각해져 이걸 왜 하는가 하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그래서 이색적으로 치러지는 이벤트가 겸해지기도 한다.

무술년(戊戌年)이던가. 새해 첫날인 1일 오전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모 정당 중앙당사에서 열린 신년하례식에서는 ‘이색적으로 책과 함께하는 신년하례식’이 열리기도 했다. 당 대표가 독서 문화를 장려하기 위해 참석자들이 직접 읽은 추천도서를 모아 복지단체 및 군부대에 기증한다고 밝히며 하례식을 치러 화재가 되기도 했다.

조금 오래된 일이긴 하지만 모 대학에서는 ‘福 나눔’ 이색행사를 했다.

아시아권 각 나라의 전통선물을 통해 새해 ‘복(福)’을 나누는 이색적인 신년 하례식을 한 것이다. 일본, 중국 등 아시아권 외국인 학생들이 자국의 전통의상을 입고 나라별로 복을 상징하는 선물을 학생들에게 나눠주며 올 한해 원하는 일들이 다 잘 될 수 있기를 기원했다.

외국인 학생들이 나눠준 복 선물은 일본의 모찌(떡), 중국의 빨간 봉투, 몽골의 갓 짠 우유, 베트남의 초코파이, 네팔의 연하장 등으로 다양했다. 물론 이색적인 ‘복’ 선물을 하나씩 받아 든 학생들은 선물만큼 좋은 일들이 올해 많이 생길 것 같다며 즐거워했다는 것이다.

중국의 란창 강이 흐르는 직류에는 중국에서 가장 많은 13개의 소수민족이 함께 어우러져 살아가는 소수민족의 요람지인데 여기의 신년하례식은 하나의 축제이다. 직류에 사는 모든 소수민족은 전통의상을 입고 즐거움을 함께 나누며 찾아온 손님에게 술을 권함으로써 축복을 기원한다. 여러 소수민족의 전통의상을 화려해서 장날 같은 화사함과 북적거림이 동반된다.

대개 대학교에서는 요즈음 신년하례식이 무거운 분위기에서 치러진다. 금년 화두는 단연 3주기 대학평가로 모아진다. 학교법인 이사장과 총장도 이구동성으로 대학 평가 매진에 입이 모아질 것이다.

“다사다난 했던 한해를 보내고 새로운 출발을 다짐하는 뜻깊은 자리에 함께 해주신 여러분께 감사를 드리며 경자년 지혜로운 흰쥐처럼 여러분의 건승과 발전을 기원하며, 가정에도 건강과 행복이 함께 하길 바라며 새해 덕담을 하고 축하 떡을 절단하며 악수를 나누는 것으로 끝날 것이다.”

어찌 보면 틀에 박히고 무료하기 짝이 없는 행사라는 생각이 든다.

이렇게 무료한 매너리즘에 빠지지 않기 위해서는 이색적이고 기억에 남는 신년하례식을 펼쳐보는 것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지만 그것을 주최하는 입장이 아니고 그냥 받아들이는 수동적인 입장에서 어떻게 이 신년하례식을 수용하는 것이 좋을까 생각해본다.

신년하례식의 의미는 의례적인 행사에 있는 것이 아니라 그러한 마음으로 새기는 데 보다 의미가 있는 것이라 생각된다. 서로 빙 둘러가면서 악수를 나누고 눈인사를 주고받는 것은 신년하례식이 아니면 혼자하기가 힘들다. 적으면 더 오붓할 것이고 많으면 조금 흥성스러울 것이다. 손을 잡고 호흡하는 느낌을 몸으로 간직하면서 또 한 해를 시작한다는 감사를 해보자. 자신도 모르게 뜨겁지 않은가. 작지만 그 뜨거움이 직장을 사랑하게 되고 지역과 나라를 사랑하는 힘이 된다. 그 첫 마음을 가지고 올 한해도 기운차게 살아가자.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