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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룡문]운명(運命)과 점(占)

사람에게 미래를 보는 눈이 주어졌다면 어떠했을까? 생각만 해도 답답한 마음이 뻥 뚫린다. 타고난 운명을 미리 알아 걱정거리가 사라지고 길흉화복에 적절히 대처, 희로애락중 슬픔과 분노 없는 인생을 살 수 있다는 기대 때문이다.

하지만 인간은 불행하게도 한치 앞도 내다 볼 수 없다. 그래서 사는 동안 미래에 대한 불안과 초조속에 방황한다. 특히 해가 바뀌고 나이가 들어 갈수록 이런 고민은 더욱 깊어 간다. 팔자소관이려니 하고 체념하며 살아가지만 실타래처럼 얽히고 설킨 문제들은 하루가 멀다 하고 새롭게 나타난다. 어느 시대 누구를 막론하고 미래에 대한 불안이 있는 이유다.

그래서 등장한 것이 점(占)이다. 역사도 기원전으로 거슬러 올라갈 정도로 오래됐다. 정보와 미래 예측이 가능한 자료가 넘쳐나는 이 시대에도 역할엔 변함이 없다. 인기도 식을줄 모른다. 거기엔 무속인들도 포함된다. 덕분(?)에 첨단시대지만 사람의 내일을 예언하는 점(占)은 사라지지 않고 있다. 오히려 거대한 시장으로 커가고 있다. 규모가 영화산업에 육박하는 2조원이 넘는다는 조사도 있다. 점점 불확실 시대로 가는 우리사회의 한 단면이 아닐 수 없다.

언제쯤 괜찮아질까. 풀리긴 할까. 나이에 상관없이 점에 기대는 이유다. 지금은 우리의 기억속에서 사라지고 있지만 한때 1년의 운세를 풀어 ‘내일’을 점치는 비결서가 있었다. ‘토정비결’. 이 책은, 생년월일만 대면 1년 동안의 건강·승진·사랑·재물운까지 다 예상 해준다. 속에는 덕담과 희망의 메시지도 담겨있다. 물론 ‘믿어 못 믿어’도 포함되어 있지만 많은 사람들의 궁금증을 풀어주며 지금까지 500년 가까이 예언서 역할을 해왔다.

물론 점과 운수풀이가 미래를 불안해 하는 사람들에게 자신감을, 고난에 처한 사람들에게 희망의 작은 실마리를 주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자칫 맹신 하게 되면 오히려 화를 불러 올 수도 있다. 점괴의 좋고 나쁨을 따지고, 미래를 예측한다는 것 자체가 무의미 하다는 것도 그동안 수없이 증명돼 더욱 그렇다. 새해, 자신의 운명결정권은 본인의 의지에 달렸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상기했으면 좋겠다./정준성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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