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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시산책]사랑에의 길

사랑에의 길

                                               /이반 투르게네프



모든 감정은 사랑으로, 정열로, 이끌어질 수 있다.

증오로, 연민도, 냉담도, 존경도, 우정도, 공포도…

그리고 멸시까지도 그렇다. 감정이란 감정은 모두…

단 하나 감사만을 빼놓고.

감사는---부채, 사람은 누구나 부채를 갚는다…

그러나 사랑은---돈이 아니다.



- 투르게네프 ‘투르게네프 산문시’ 김학수 옮김 / 민음사

 

 

진정한 사랑이란 무엇일까. 회의적인 자문을 할 때는, 대개는 지난한 사랑이 끝난 후이다. 투르게네프는 이러한 질문에 대해서 사랑의 요소로 대답하고 있다. 너와 나는 모든 감정을 ‘증오도, 연민도, 냉담도, 존경도, 우정도, 공포도…/그리고 멸시까지도 차용할 것이다. 감정이란 감정은 모두…’ 동원될 것이다. 여기에서 시인은 안온하고 평화로운 요소보다 불행한 요소를 더 추가하며 사랑을 의미한다. 그리고 ‘감사’를 제외하며, 사랑은 교환의 가치가 될 수 없음을 밝히고 있다. 더욱이 ‘사랑은-돈이 아니’라며, 사랑이 ‘자본화’ 되어가는 점을 경계한다. 만약에 어느 순간부터 사랑이 시작된다면, 사랑이 도착하고 사랑이 발전하고 사랑이 사라지는 동안, 낯선 자기를 대면하게 되고 당황하게 될 것이다. 내가 몰랐던 나와 네가 몰랐던 너와의 마주침. 하지만 ‘몰랐던 존재’는 없었던 존재가 아니라, 자기가 미처 인식하지 못했던 자기들이다. 몰락과 부활의 반동사이, 침잠했던 그들은 불쑥 출몰할 것이다. 불시에 마주칠 증오와 연민과 공포의 음표들, 그리고 존경과 연민과 우정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사랑이 끝날 수도 있다. 문득 사랑이 지나간 뒤, 사랑의 진정성에 대해 당신도 묻고 싶을 것이다.

/박소원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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