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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박사의 시선]쥐의 해 그리고 사람

 

새해가 밝았다. 보람차고 값진 일들이 가득하기를 염원하는 영신(迎新)의 나날이 이즈음 이다.

19세기에는 신(神)의 죽음을, 20세기에는 인간의 죽음을 선포한 현대 문명은 이제 그 종착점을 향하여 가속적으로 무섭게 치닫고 있다. 물질문명과 정신문명, 전체 인간문명이 투영시키는 영상은 실로 부정적이며 심히 뒤틀려있다.

만물의 영장이란 숭고한 정의를 부여받은 인간의 삶은 그 정의에 대해 회의를 느끼게끔 만들었으며 인간특유의 사고능력은 그 고유의 속성 때문에 인간을 더 비참하게 질책하고 있다.우리들이 영위해야 할 진실 된 삶, 인간다운 삶보다 는 알맹이 없고 실체가 없는 맹목적이고 파상적인 삶을 영위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 봐야하고, 인간성회복은 우리 삶의 마지막 과제이자 삶의 존재 이유를 나타내는 최선의 것이라 생각된다.

새해를 맞는 우리 모두의 마음에 우선되어야할 것이 있다면 진실 되고 인간다운 삶의 회복과 더불어 행복하게 사는 것이 우리의 목표가 되어야 한다고 여겨진다.

올해는 경자년 쥐의 해 이다.

경자년(庚子年)의 자(子)는 생명을 태동한다는 뜻도 지니고 있다고 한다. 그러므로 쥐의 해는 풍요로움과 자손의 증대가 이뤄지길 바라는 우리의 소망도 담겨 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쥐의 해라는 특별한 의미를 두기보다 한해를 시작하면서 우리가 배움을 얻고 스스로를 다지는 기회를 가져 보는 것도 나쁘지는 않을 듯 싶다.이사(李斯)는 춘추전국시대를 끝내고 중국 최초의 통일제국인 진 제국을 건설한 진시황의 1등 공신 이었다.일인지하 만인지상의 승상 자리에도 올랐다. 그런 이사도 젊은 시절에는 보잘것없는 지방의 말단 관리로 만족하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쓸모없는 잡동사니를 넣어둔 창고에 살던 쥐가 애처로울 정도로 말라있는 것을 발견하였다. 이와 대조적으로 곡물 창고에 사는 쥐는 통통하게 살이 올라 유유자적하게 어슬렁거리는 것을 봤다. 그 순간 섬광과도 같은 통찰이 머릿속을 스쳐지나갔다.

‘사람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몸을 맡기는 데 따라 인생의 가치와 격이 달라지는 게 아닐까? 본인의 현명함과 무능함의 차이일는지 모르지만, 가난함과 비천함은 대장부의 수치이며 비참하기 짝이 없는 일이다.’

이사는 자신을 키우기 위해 우선 실력을 기르는 곳을 찾았다. 그가 몸을 맡긴 곳은 법가사상과 성악설을 주창한 순자학당이었다. 인간의 욕망과 이익에 따라 움직이는 본성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는 순자 학당의 수제자로서 실력을 닦고 초나라 사람이지만 자신의 재능을 가장 잘 펼칠 수 있는 진나라의 진왕(政,진시황)에게 몸을 맡기기로 선택했다.

이사는 천하통일의 계책을 진시황에게 전했고, 진나라의 재상으로 등용돼 중국 통일이란 대업에 결정적 공을 세웠다.

자신의 입신과 거취를 앞두고 길이 보이지 않아 초조와 불안감에 휩싸였던 그 시기, 이사가 두 마리의 쥐를 본 순간의 통찰에 관한 고사는 큰 뜻을 가져야 한다는 의미로 여겨진다.

이는 오래된 그저 낡은 이야기가 아니라 현대를 사는 우리들에게도 시의 적절한 가르침이라고 생각된다. 살면서 자신의 몸을 아무 곳이나 함부로 맡겨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유유상종이라고 했다. 누구를 만나고 누구와 어울리고 살아가는 것이 새삼 중요하게 여겨지고 그렇다고 사람을 차별하라는 것이 아니라 삶의 가치와 명분을 살피라는 것이다.

우리가 걸어온 길이 지도를 만든다고 한다. 내가 걸어온 과거가 나의 미래를 이끌어주는 지도가 된다는 것이다. 과거를 잘 살아온 사람은 미래도 밝고 건강하고 행복할 것이다. 한순간의 실수나 잘못된 판단으로 잘못 산 사람은 그것 때문에 어두운 미래를 맞이할 수 있다.

올해를 시작하는 시점에서 좀 더 지혜롭게 살고 자신의 삶의 가치와 행복을 위해서 만나야 할 사람을 만나고, 어울려야 할 사람과 어울리는 선택과 집중의 지혜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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