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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트고객 “장바구니 빌릴까, 테이프 사서 쓸까”

3사, 박스 포장용 테이프 없애자
박스만 조립 사용 불감안에 혼란

대여 4천원짜리 대용량 장바구니
“매번 챙겨 나오기 번거로워”

1천원짜리 테이프 구매·휴대사용
환경오염 줄이기 취지 무색 우려


지난 1일부터 롯데마트·이마트·홈플러스 등 대형마트 3사의 모든 매장에서 플라스틱 폐기물을 줄인다는 방침에 따라 포장용 테이프와 플라스틱 노끈 등을 제공하지 않으면서 물건 포장을 위해 박스를 이용하려는 시민들의 혼란만 가중되고 있다.

5일 수원시 장안구의 한 대형마트 자율포장대 앞에는 테이프가 제공되지 않는다는 포스터가 붙은 가운데 시민들이 박스를 몇 차례 조립하느냐 혼잡한 상황이었다.

박스를 접어 물건을 넣었다가 행여 박스가 쏟아질까봐 다시 물건을 빼기도 하고, 쓰레기봉투를 두세개씩 들고 있는 시민들의 모습이 흔하게 목격됐다.

한 시민이 마트에서 구입한 비닐테이프로 박스포장을 하자 이를 빌려쓰려는 사람들이 몰리며 작은 소란도 일었다.

환경부에 따르면 대형마트 3사에서 연간 사용되는 포장용 테이프와 끈 등은 658t으로 이는 상암구장(9천126㎡) 857개를 채울 수 있는 양이다.

지난해 8월 대형마트 3사는 환경부와 자율협약을 맺고 매장 안에서 자율포장대와 종이박스를 모두 없애기로 했다가 소비자들이 거세게 반발하자 종이박스는 남기고, 포장용 테이프와 끈만 없애기로 바꿨다.

자율포장대에 종이박스가 남으면서 플라스틱 폐기물 저감이라는 취지가 무색하게 포장용 테이프가 쉽게 등장하고 있다.

마트에서는 56ℓ대용량 장바구니를 3~4천원 가량에 대여·판매 하고 있는데, 비닐테이프를 매장 내에서 천원 남짓이면 구입할 수 있다보니 소비자들이 장바구니를 대신 테이프를 사거나 집에서 가져와 사용하고 있다.

시민 김모(51)씨는 “대형마트 자율포장대에서 테이프를 쓸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집에서 테이프를 챙겨왔다”고 말했고, 김씨로부터 테이프를 빌려 사용한 안모씨도 “매번 장바구니를 챙기는 것도 번거롭고, 앞으로는 테이프를 사서 사용하고 분리수거를 잘해 버릴 생각이다”고 전했다.

또 다른 시민 문모(46)씨는 “집에 이미 장바구니가 있지만 매번 챙겨 나오는데 쉽지 않고, 장바구니도 플라스틱 소재라 환경문제에 더 좋은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환경오염을 줄이기 위한 취지지만 고객들 개인이 테이프를 챙겨 오거나 사서 쓰는 것까지 막기는 어렵다”며 “제도 시행을 이제 막 시작한 만큼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대책을 마련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김현수기자 khs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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