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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시산책] 매화 꽃소식을 물어오는 그대 마음

 

 

 

매화 꽃소식을 물어오는 그대 마음

/김인호

꽃잎 내놓고 모진 추위 탓에 움츠렸다 무려 한 달 여 만에 볼 만하게 피었다 이젠가 저젠가 하여 몇 번 헛걸음 끝에 만난 백매 홍매 햇꽃 햇내기들답게 청초하다 혹한 시련을 겪어 여느 해보다 꽃빛 눈빛 깊다 햇꽃들과 눈 맞추는 시간 잠시지만 그 무엇도 부럽지 않다 미워하는 마음도 서운함도 다 잊었다 누가 뭐래도 이제 봄이다 매화꽃 소식 물어오는 그대 마음도 이제 봄이다.

- 김인호 시사진집 ‘지리산에서 섬진강을 보다’ / 시와에세이·2019

 

 

 

 

봄을 가장 기다리는 이는 한 겨울에 갇힌 이다. 겨울 산등성을 내려오며 햇빛 잘 드는 산모퉁이 앙상한 가지 끝에 꽃망울이 틔는 것을 본다. 우리는 그것을 보고 희열(喜悅)로 느끼며 희망으로 간직한다. 마침내 새해가 왔다. 어제의 해가 오늘과 같다면 무슨 설레임이 있겠는가, 어제의 겨울이 내일도 계속된다면 무슨 힘이 생기겠는가, 움츠리며 견뎌낸 겨울의 시간, 인생에도 이 겨레의 역사에도 저기 막 움트는 매화 가지에서 사람도 겨레도 봄을 맞이하는 것이리라. 지금은 햇꽃에 눈 맞추는 시간, 아직 망울이 터지지 않지만 지금 저 앙상한 매화나무 가지 끝에는 햇빛과 나무의 혈관이 힘차게 사랑을 하고 있을 것이다. 미움도 서운함도 다 녹아내며 봄을 피우고 있을 것이다. /김윤환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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