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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시산책]샌드 페인팅

샌드 페인팅

                          /이장욱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특히 저녁에는.



소년은 날카로운 쇠못으로 자동차의 표면을 긁으며 걸어가고

가늘고 긴 선이 대안으로 건너가 교각을 이루고

교각이 무너지자 보고 싶은 얼굴이 자라고

얼굴이 무너져 황혼의 지평선으로



모든 것이 점으로 이루어져 있는 것을

사막이라고 부른다.

밤거리에 혼자 서 있는 사람이

모든 것에 동의하는 중이다.



어디 안 보이는 곳에서 모래가 집요하게

나를 생각하고 있다.

- 이장욱 ‘영원이 아니라서 가능한’ / 창작과 비평사

 

 

모래는 작다. “고로”작은 건 모래인가. 아무튼 모래는 영원하다. 먼지처럼은 아니지만 휩쓸리고 무너지고 새처럼 무더기로 날다 흩어진다. 일기가 사나울 때 모래들은 바쁘다. “교각”의 견고함을 익히느라 바쁘다. ‘다음’은 없어서 “모든 것”을 “점”찍는다. 정면만 주시하고 “교각”을 건너면 저기였던 여기. 원경과 근경 사이엔 생각 없이 모래만큼 많아진“나”만 남을 뿐이다. “고로” 저기를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권오영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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