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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엄 포고령 위반 징역형… 48년 만에 무죄

24년 전 고인 된 배씨 사건
검찰 직권으로 재심 청구
법원 “1972년 계엄 포고 위헌”

1970년대 유신헌법의 사전조치였던 비상계엄 포고령을 위반한 혐의로 유죄를 받았다가 세월이 흘러 사망한 고인이 검찰의 재심 청구로 48년 만에 무죄 판결을 받았다.

인천지법 형사항소1부(이인규 부장판사)는 지난 6일 계엄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과거 징역형을 선고받은 배모(1996년 사망)씨에게 재심을 통해 무죄를 선고했다고 7일 밝혔다.

재판부는 “당시 계엄사령관의 계엄 포고는 헌법과 법률이 정한 발동 요건을 갖추지 못한 채 발령됐다”며 “계엄 포고가 애초부터 위헌·무효인 이상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에 해당하지 않는 경우”라고 판단했다.

배씨는 1972년 10월 인천경찰서 구내식당에서 한 경찰관에게 유언비어를 말해 당시 계엄 포고령을 위반한 혐의로 기소됐다.

1972년 10월 17일 당시 박정희 대통령은 계엄 포고령을 선포, 이후 비상 국무회의에 헌법 개정안을 상정·의결한 후 같은 해 11월 21일 국민투표를 거쳐 유신헌법안을 통과시켰다.

당시 계엄 포고령 1호 5항은 ‘유언비어의 날조 및 유포를 금지한다’고 규정했다.

신민당 경기도 모 지구당 상임위원이던 배씨는 해당 경찰관에게 “극한투쟁을 하는 구국동지회가 생긴다”며 “인천 책임자가 될 유모씨가 나에게 총무직을 맡으라고 한다”고 말한 것으로 조사됐다.

배씨는 유언비어 유포 혐의로 1972년 11월 육군본부 계엄보통군법회의에서 징역 3년의 실형을 선고받고, 육군고등군법회의에 항소해 징역 6개월로 형을 줄였으나 대법원이 상고심에서 배씨의 상고를 기각함에 따라 유죄가 확정됐다.

배씨는 지난 1996년 64세의 나이로 숨졌다.

검찰은 지난해 3월 직권으로 배씨 사건의 재심을 법원에 청구했다.

형사소송법에 따르면 유죄가 확정된 형사사건에 재심 사유가 발생한 경우 당사자, 법정대리인, 유족뿐 아니라 검사도 재심을 청구할 수 있다.

앞서 헌법재판소도 2013년 3월 계엄 포고령 1호 5항은 위헌이라고 판단했다.

/인천=박창우기자 pc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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