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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만 되면 일기예보 서두에 단골로 등장했던 것이 ‘시베리아 고기압’ 이다. 한파를 표현할 때 특히 그랬다. 하지만 요샌 듣기가 쉽지 않다. ‘겨울다운 겨울’이 실종 돼서다. 대륙이 냉각돼 발생하는 한랭 건조한 기온이 우리나라까지 영향을 미친 시베리아 고기압. 넓은 유라시아대륙에만 형성되는 것이 아니라 히말라야 남쪽의 난기류 유입도 저지하기 때문에 범위는 동서로 약 1만㎞ 남북으로 약 5천㎞에 달한다. 권역내 기온은 영하 40도 이하다. 속한 지역은 한랭 건조한 북서계절풍이 강하게 불고, 눈발이 자주 날린다. 대신 발달한 고기압이 쇠약할 때까지의 주기가 약 7일로, 기간의 비율이 3:4 정도다. 한반도 부근의 겨울철 날씨에 삼한사온(三寒四溫)이라는 이름이 붙여진 연유다.

그런가 하면 겨울이면 눈이 자주 내려 ‘설(雪) 주의보’도 많았다. 그런데 요즘엔 실종됐다. 폭설은 커녕 첫눈도 제대로 내리지 않는다. 기온마저 봄가을처럼 따뜻하다.

겨울철 난동(暖冬)은 우리뿐만 아니다. 환경 파괴에 따른 지구의 온실 효과 영향으로 북극과 남극의 빙하, 히말라야·알프스 산맥의 만년설까지 녹여 해수면을 상승시키고 있다. 금세기 내 전 세계 78개 해안지역이 바닷물에 잠기게 될 것이라는 경고성 예측도 있다. 덩달아 생태계가 큰 혼란을 겪고 있다. 우리나라만 보더라도 3월에 나와야 할 동면(冬眠)개구리가 2월에 깨어나고, 따뜻한 지방으로 날아 가야할 철새들이 아예 텃새로 머무르고 있다. 온대수종이 사라지고 아열대 수종도 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 7일 제주도의 낮 최고기온은 23.6도로 1923년 기상관측 이후 가장 높은 1월 기온을 기록했다. 세계적인 겨울축제인 산천어축제로 유명한 강원도 화천에는 이달 6일부터 75㎜의 겨울비가 내렸다. 결국 화천군은 11일 개막을 연기했다. 뿐만 아니라 다양한 겨울축제를 준비했던 전국의 지자체들도 비상이다. 겨울이 한 달 정도 줄어들고 포근한 날씨가 계속되면서 나타난 현상들이다. 난방비가 걱정인 서민들에겐 여간 고마운 일이 아니지만, ‘삼한사온’ ‘희고 고운 눈’ ‘추위’가 사라진게 요즘의 겨울이다.

/정준성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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