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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현장에서]신뢰 그리고 기다려 주는 여유

 

 

 

 

 

경자년 흰 쥐띠의 해이다. 쥐띠생은 근검절약하고 신중하며 부지런하다. 또 날카로우며 재치있고 민첩하다. 쥐띠의 가장 필요한 덕목은 자제력과 수양이다. 새해에는 자제력을 갖고 수양하며, 지혜를 모아 서로 화합하며 도약하는 새로운 희망의 해가 되길 희망한다.

이재정 경기도교육감도 신년사에서 ‘새로운 희망’이란 교육의 목표를 제시했다. ‘존엄, 정의, 평화’라는 실천가치가 모든 혁신교육의 영역에서 실천되고 내면화되도록 ‘새로운 희망’이란 화두를 던진 것은 교육공동체 매우 의미가 있다.

작년에는 교육 이슈가 많아 ‘학부모가 아닌 부모로 돌아가라’라는 공익광고가 생각날 만큼 정의와 공정에 대해 생각해 보는 한 해였다. 세상에 완벽한 제도는 없다. 그렇기에 조급함에서 벗어나 시간을 두고 연구하여 완성도 높은 지속 가능한 정책을 만들어야 한다. 조삼모사나 이벤트식 교육정책은 위태롭다. 교육의 백년대계를 위해 대통령 직속위원회인 ‘국가교육회의’를 두었는데 제 기능을 다 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얼마 전 동료 연구원의 은사님이 제자를 격려하러 찾아오셔서 함께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다. 중3때 담임이신 최 선생님의 이야기를 듣노라니 한 편의 드라마를 보는 듯 진한 감동과 존경심마저 들었다. 오늘날 현장 교육문제에 대한 답도 최 선생님의 말씀 속에 담겨 있는 듯하여 교육의 희망을 보았다. 많은 현장 교사들이 과중한 업무와 학생생활지도의 어려움 등으로 날로 소진되며 그로 인해 현장을 떠난다는 뉴스를 보면 안타깝다.

최 선생님은 ‘한 명의 학생도 포기하지 않고, 기본적으로 신뢰한다.’고 했다. 두 번째로 오랫동안 여유를 갖고 기다려 준다는 것이다. 또, 모든 학생에게 똑같은 잣대로 공평하게 대해준다고 했다. 편애하지 않는 선생님을 학생들은 신뢰한다. 규칙을 지키지 않는 학생에게 3주 이상의 기회를 주고 지켜본 뒤, 개선되지 않을 때 분명한 메시지를 준다고 했다. 분명하고 단호한 교사의 태도는 학생들의 행동을 변화시킬 수 있다. 물론 신뢰가 우선이다. 학생들이 교사를 신뢰할 때 교육의 효과는 커진다. 아무리 어려운 과목이라도 교사가 좋고 신뢰받을 수 있다면 그 교과목을 학생들은 좋아하게 된다. 오래 전 한 예비교사는 단 한 번도 선생님들의 칭찬을 받지 못했다며 편애하지 않는 선생님이 되겠다고 했다. 교사는 똑같은 잣대를 갖고 편애하지 않고 공정하게 학생들을 대할 때 신뢰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요즈음 교육현장은 그리 녹록하지 않다. 학생 수는 줄었지만, 어디로 튈지 모르는 예측 불가능한 학생들과 다양한 민원에 교사들은 적극적인 교육 활동보다는 뒤로 물러서는 모습을 보노라면 안타까울 뿐이다. 하지만 최 선생님처럼 학생 교육에 최선을 다하는 선생님들이 계시기에 아직도 교육은 희망적이다.

새해에도 많은 난관이 기다리고 있다. 새해에는 교사들이 학생들을, 관리자들은 교사들을, 교육청은 학교를 끝까지 지켜주어 각자도생이 아닌 교육공동체의 활력이 살아나고 행복 교육을 위해 매진할 수 있는 새로운 희망을 이어가도록 지원했으면 한다.

뿌리 깊은 나무는 바람에 흔들리지 않는다. 지금, 이 순간도 바람에 흔들리는 학생들과 그들의 고민을 곁에서 들어주는 교사들이 있다. 교사들이 자유롭게 가르치는 데 최선을 다할 수 있도록 지원해 주어야 한다. 교사가 존중받고 행복해야 학생들도 행복해진다. 미래의 꿈나무들을 위해 학생들만 바라보고 자유롭고 안전하며 신나게 교육에 매진할 수 있도록 교사를 신뢰하고 지원해 주어야 한다. 아울러 교사와 부모는 학생들을 끝까지 신뢰하고 기다려 주는 여유를 가져야 새로운 희망의 미래를 볼 수 있다. 학생들이 마음껏 상상하고, 상상한 대로 미래의 꿈을 이루도록 믿어주고 기다려 주는 여유를 갖자.

키다리아저씨처럼 ‘친구 같은 교사, 친구 같은 부모’가 되어 그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일 때 우리는 새로운 희망을 보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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