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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의사가 쓴 반려동물에 대한 이해

 

 

 

개는 주인의 자화상이다. 주인이 뚱뚱한 집치고 날씬한 강아지가 없고, 주인이 날씬하면 강아지 몸매도 날씬하다. 심지어 주인이 술을 좋아하면 개도 술을 좋아한다.

개들은 주인과 거의 일생을 같이 하기 때문에 습관을 따라가기 때문에 얼굴 표정, 심지어 걸음걸이까지 닮아간다. 주인의 얼굴에서 풍기는 인상에서 기르는 개의 품종을 연상시킨다. 표정이 편안한 사람은 주로 시추나 퍼그를, 날카로운 표정을 가지 사람은 말티즈나 미니핀을, 깐깐한 성격의 소유자는 치와와를 키우는 경향이 있다.

강아지 주인이 수의사를 전적으로 신뢰하며 진료에 응하는 경우는 치료가 더 잘되고 고생을 해도 한 생명을 살렸다는 보람으로 견뎌낸다. 그러나 주인과 갈등이 있는 경우에는 치료도 잘되지 않고 예기치 못한 불상사가 생기기도 한다. 동물병원이라는 작은 공간을 매개로 맺어지는 반려동물과 수의사, 그리고 동물 주인과의 삼각관계는 잘 형성된다면 서로 윈윈할 수 있는, 어쩌면 2인 3각과도 같은 관계이기 때문이다. 강아지들은 지금도 몸짓과 눈짓, 그리고 표정으로 우리에게 신호를 보낸다. 단지 사람이 알아차리지 못할 뿐이다.

개도 사람처럼 생명이 있고 감정이 있다. 눈빛과 표정으로, 손짓과 발짓으로 그리고 행동으로 자신의 마음을 표현한다.

반려동물은 이제 인간의 삶 속에 깊숙이 들어와 가족의 한 구성원으로 자리잡았다. 바쁜 현대인에게 가족 간의 유대는 느슨해졌고 공허한 그 틈새를 반려동물들이 채워주고 있다.

이 새로운 반려동물 가족과 공존하기 위한 전제 조건은 우리가 이들의 성향과 언어를 알고 이해하는 것이다.

어느 날 운명처럼 우리의 삶 속으로 쑥 들어온 어리고 작은 생명을 보듬어주고 그들이 보내는 언어와 신호에 귀 기울이는 일에서 동물 사랑은 시작된다.

동물병원 진료실에서 매일같이 만나게 되는 동물들도 사람과의 관계 속에서 자신의 존재 가치를 확인받는다.

사람이 겪는 인생의 희로애락을 동물들도 똑같이 겪는다.

사람이 사람을 버릴 수 없듯이, 사람이 동물도 버리면 안 된다.

/정민수기자 j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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