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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재난에 대비하는 ‘공정 경기’의 자세

갑작스레 재난을 당하면 누구나 당황한다. 장애인은 말그대로 무방비다. 게다가 장애인을 위한 대응방법이 담긴 설명서조차 전무한 실정이니, 세상 참 잔인했다. 그런 위험을 견디는 장애인들에게 하루하루는 살얼음판이고 벼랑끝이다. 그나마 경기도소방재난본부가 지체장애인과 시각장애인을 위한 재난대응 설명서를 발간해 다행이다. ‘시각·지체 장애인 및 조력자를 위한 재난대응 표준매뉴얼’이라는 이름으로 찾아온 이 책자는 민선 7기 경기도의 핵심가치인 ‘공정’을 재난분야에 접목시켰다고 도는 설명한다. 도가 설명서 발간을 서두른 것은 경기도에서 화재로 인한 장애인 사망율이 비장애인에 비해 두 배 이상 높다는 결과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2014~2018년까지 도내에서 화재로 사망한 장애인은 36명이었다. 전체 화재 사망자 376명의 9.6%다. 2018년 4월 기준으로 도내 장애인 비율이 4.1%였으니 2.3배 정도 높다. 장애인을 위한 재난 대응방안 설명서가 절실했던 이유다.

장애인이 편하면 비장애인은 ‘더더더’ 편하다. 재난 대응방식에 있어서는 더욱 그렇다. 장애인이 안전하면 비장애인들에게는 더 안전하다는 말과도 일맥상통한다. 그래서 모든 기준은 장애인이 돼야 한다. 이번에 제작한 장애인 재난대응 설명서는 장애차별 금지와 장애인과 비장애인 모두에게 동등한 재난대응 교육 기회를 보장하겠다는 이재명 도지사의 공약사업과 맥을 같이하고 있다. 도내 시각·지체 장애인과 보호자들이 생활안전사고의 예방과 대응방법을 쉽게 익힐 수 있도록 그림과 점자로 만들었다. 설명서에는 시각장애인을 위해 지진과 화재, 가스, 보행사고, 승강기, 자동계단, 낙상, 약물, 휴대폰 배터리 방전 등 9가지 재난에 대한 대응 방법이 들어있다. 또 지체장애인에게 도움이 되는 지진과 화재, 가스, 교통사고, 승강기, 자동계단, 낙상, 전동휠체어 배터리 방전 등에 대응하는 8가지 방법이 수록됐다. 특히 장애인들에게 꼭 필요한 정보였지만 소방재난본부 사고대응 설명서에 포함되지 않았던 ▲약물 ▲휴대폰 배터리 방전 ▲전동휠체어 배터리 방전 분야 등이 전국 최초로 포함됐다. 도는 모두 5천300부를 발간해 장애인 거주시설과 도서관, 소방서, 민간 전문강사 등에게 배포해 안전교육에 활용할 예정이다. 그런데 정작 재난에 가장 취약한 개인이나 재가 장애인들이 배포 대상에 빠져서 아쉽다.

장애인과 비장애인 모두에게 공평한 위기탈출 기회가 주어질때 때 비로소 ‘공(公)’하고 ‘정(正)’한 세상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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