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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집중]웃어라, 웃는 얼굴은 그 자체가 보물이다

 

 

 

과거에 비해 경기 침체로 성형외과를 찾는 사람은 대폭 줄었지만, 취업을 앞둔 취준생과 재취업을 준비하는 중장년들도 성형외과를 찾는 이들이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고 한다.

실제로 서울 서초동 Y성형외과에서 내원한 환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조사결과를 보면, 전체의 39.2퍼센트가 취업 등에 도움이 되고자 부드러운 인상을 만들기 위해 성형수술을 받았다고 한다. 그 병원의 원장은 대학졸업을 앞둔 20대 초반의 젊은이나 재취업을 원하는 20대 후반의 직장인 등이 면접을 위해 성형을 상담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고 하였다. 특히 예전에는 쌍꺼풀이나 코 성형이 주를 이루었지만 요즘에는 전체적으로 부드러운 인상을 위한 수술의 선호도가 높다고 전했다. 그 만큼 ‘좋은 인상’ 은 취업뿐 아니라 살아가면서 매우 큰 강점이 되는 듯하다.

애완견 중 ‘사모예드’ 는 주로 하얀색 털에 웬만한 어린아이보다 큰 체구를 가진 시베리아의 썰매견이다. 사모예드의 평상시 표정은 항상 웃고 있는 듯한 '미소천사’ 그 자체이다. 반면 큰 덩치로 날카로운 송곳니를 드러내며 으르렁거릴 땐 주변의 다른 개들이 얼른 꼬리를 내리고 삼십육계 줄행랑을 칠만큼 사납고 무서워 보이지만 좀처럼 시끄럽게 짖거나 사납게 구는 일도 없다. 그래서 필자는 사모예드를 좋아한다.

이처럼 개도 웃고 있는 표정을 하고 있는 게 좋은데 우리 사람이야 오죽하겠는가.

2002년 월드컵 때 마지막 승부차기의 결승골을 넣은 홍명보 선수가 환하게 웃던 모습은 어찌나 인상적이었던지 지금까지도 종종 생각이 난다. 강렬한 눈빛, 꾹 다문 입술, 카리스마 넘치고 결단성 있어 보이는 무표정의 홍 선수가 환하게 웃을 때는, 평상시 다가서기 어려운 모습과는 달리 정말 어린 아이처럼 해맑은 모습으로 깊이 각인되어 있다. 미소 하나가 그 사람에 대한 오랜 이미지마저 바꾸어 놓았던 것이다.

몇 년 전에 빌딩 고층에 있는 사무실을 방문하고 난 후 엘리베이터를 탔다. 엘리베이터 안에는 필자 혼자였는데 내려가는 중간에 문이 열리고 양복을 입은 금발에 파란 눈을 가진 외국인이 타는 것이었다. 멍하니 서 있다가 갑자기 문이 열리는 바람에 필자도 놀라고, 그 사람도 아무 생각 없이 불쑥 타려다가 내가 있는 것에 놀라 둘은 순간적으로 눈이 마주쳤다. 지하철 안에서도 그렇고 모르는 사람과 무의식중에 눈이 마주치면 대부분의 한국인은 황급히 시선을 피해 버리는 것이 습관인 듯 거의 본능적으로 시선을 돌리려고 했다. 하지만 놀랍게도 그쪽에서 환하게 웃는 얼굴로 ‘하이(Hi)’ 하고 밝은 인사를 던지며 엘리베이터에 오르는 것이 아닌가? 예상치 못한 그의 행동에 반사적으로 나도 가볍게 손을 들어 Hi라고 말했지만, 몸에 배지 않은 즉홍적인 제스처는 굉장히 어설프고 어색했으리라.

휴가차 외국여행을 갔을 때도 많이 느끼는 것이 있다. 서로 모르는 사이일지라도 눈이 마주치면 외국인들은 웃으면서 인사를 한다. 가볍게 인사말을 던지는 정도가 대부분이지만 유별나게 사교적인 사람들은 만나서 반갑다는 둥, 어디서 왔냐는 둥, 자기 나라는 뭐가 유명하다는 등 정겹게 이야기를 건네고 물어보지도 않은 것들에 대해 친절하게 설명을 해 주기도 한다.

우리는 하는 일이 무엇이든 ‘밝은 미소'는 절대 마이너스 요인이 아니다. 식당만 해도 그렇다. 주인이나 종업원이 항상 웃으며 상냥하게 환대하는 식당을 가겠는가, 손님이 들어오든 나가든 주인이건 종업원이건 무표정한 얼굴로 자기 할 일을 하거나 무뚝뚝하게 계산대만 지키고 서 있는 식당을 가겠는가?

굳이 비싼 돈 들여 성형수술을 하지 않아도, 우리는 우리의 인상을 바꿀 수 있다. 무상으로 받은 선물이요, 비장의 무기인 미소가 있지 않은가. 환한 미소와 밝은 표정을 짓는 일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다. 지금부터라도 늦지 않았으니 거울을 보고 웃는 연습을 시작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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