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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색의 뜨락]마지막 가르침 -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붓다께서 이 세상을 떠나려 하실 때 제자들은 몹시도 슬퍼했다. 스승의 부존재는 자신들의 미래를 막막하게 하였을 테니, 이런 의중을 아시던 붓다께서는 마지막 사자후 ‘유교경’을 남기신다. 붓다께서 열반에 이르시기 전에 제자들에게 마지막으로 설법하는 광경을 담고 있지만, 산스크리트 원전이나 티베트본은 전하지 않는다. ‘불수반열반교계경(佛垂般涅槃敎誡經)’ ‘불유교경’ ‘불수열반약계경’ ‘불임열반약계경’ 등 달리 부르는 이름이 많다. 구마라습(鳩摩羅什)이 한역했으며 붓다의 만년에 있었던 일을 적은 경전과 논서는 이외에도 아함부 계통의 ‘열반경’ 마명(馬鳴)이 지은 ‘불소행찬’, ‘불본행경’등 몇 가지 더 있으며 유교경과 유사한 문체로 쓰였다.

내용을 줄여 살펴보면, 붓다는 사라쌍수 아래에서 입멸할 것임을 밝히시며 제자들에게 여러 가지를 당부했다. 우선 바라제목차(波羅提木叉)를 스승으로 삼아 계를 지키고 오욕을 삼가하며 정적(靜寂)을 위하고 정(定)을 닦아 깨달음의 지혜를 얻을 것을 부촉하시는 최후의 가르침으로 해탈을 얻어 무명의 암흑에서 벗어나라고 이르신다. 붓다의 마지막 가르침이라는 극적인 무대를 배경으로 하며, 불교의 근본 가르침을 가장 간명하게 설명한 탓에 예로부터 널리 읽혀졌다. 그래서 주석서나 연구서가 많은 편이며 선종에서는 ‘불조삼경(佛祖三經)’의 하나로 여기며 한 줄로 요약해 본다면,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이다.

붓다께서 깨닫기 전 싯다르타로 세상에 오셔서 처음 하신 일갈(一喝)이 “천상천하 유아독존(天上天下 唯我獨尊)”이다. 유일하게 존귀하다는 선언은 싯다르타만이 존귀하다는 선언이 결코 아니다. 모든 인간의 존엄성과 평등을 말씀하시는 것이다. 자신의 존귀함을 모르는 중생들은 인간의 존엄함도 깨치지 못하는 것이다. 자신의 존귀함과 타인의 존엄함을 함께 이해할때 인간의 평등함을 실천하는 위대한 ‘인간의 존엄성을 자각’ 하는 것이다.

깨달은 자는 붓다이다. 깨닫지 못한자가 중생이기에 누군든 깨달아 정각을 이루고 붓다가 되어 참 주인공이 되라는 메아리가 “무소의 뿔 처럼 혼자서 가라!”는 절절한 가르침이다.

일찌기 서양에서도 울려 퍼진바 있으니 니체가 차라투스트라의 입을 빌려 제자들에게 말했다.

자신의 절대적인 존귀함을 깨달은 차라투스트라도“나를 부정하라”라고 피를 토하듯이 외친 것이며 오직 제자들이 자신들의 존귀함을 깨닫기를 외쳤던 것이다.

더 쉽게 이야기 하면 인간은 권위와 독재에도 굴하지 않는 자유로운 삶을 갈망하며 자신의 삶에 주인공이 되고자 한다는 것이다.TV 속에 등장하는 미남 미녀가 자신일 수 없듯이,껍데기의 아름다움에 천착하여 성형하는 껍데기 미인 보다는 본질적인 자신의 아름다움을 찾는 노력이 스스로 세상에 주인이 되는 과정이다.

본질적인 주인을 만나는 과정이 진리 탐구이다. 껍데기 보다 내면의 아름다움을 찾는 결과가 깨달음에 이르는 길이라면 너무 앞서간 말장난은 아닐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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