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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수의 시선]입후보자 감별

 

 

 

1969년 7월 20일이었다. 케네디 우주센터에서 발사된 유인 우주선 아폴로 11호가 달 착륙에 성공했다. 우주선에서 내린 루이 암스트롱이 달 표면으로 발을 내딛었다. 그리고 마치 로봇처럼 걸어갔다. 그 장면이 세계로 중계되었다. 전 세계가 흥분했다.

세계인 모두가 미국을 칭송하며 부러워했다. 중국인도 예외는 아니었다. 그러나 모택동만은 달랐다. 중국인이 목말을 타고 달에 오르면 충분히 도달할 수가 있다며 호언장담했다. 그 얘기를 듣고서 웃지 않은 사람이 없었다. 비웃음거리였다. 겨우 60여 년이 흘렀다. 지금 중국은 어떤 나라인가. 미국과 세계 1위 자리를 놓고 경쟁하고 있다. 미국을 상대로 경제전쟁을 벌이기도 했다. 초강대국 미국도 어쩌지 못하는 나라로 성장했다. 모택동의 호언장담을 비웃을 사람은 없다.

바로 그 당시였다. 우리나라에는 ‘둘만 낳아 잘 기르자’라는 표어가 곳곳에 붙어 있었다. 정부는 말할 것이 없었다. 온 사회가 발 벗고 나섰다. 그 결과로 국민의 출산 의식이 바뀌었으나 정책은 더 강화되었다. ‘둘도 많다. 하나만 낳아 잘 기르자’며 산아제한 정책은 전방위에 걸쳐 펼쳐졌다. 정관수술을 유도하기 위해 예비군 훈련을 면제해 주기까지 했다. 물론 필자도 예외가 아니었다. 당시에 그다지 흔쾌하지는 않았으나 떠밀리듯 동참하고 말았다.

지금의 출산율 저하 현상은 그 연장 선상에서 시작되었을 것으로 생각한다. 2018년 우리나라 합계 출산율은 0.98명이었다. 작년에는 0.88명으로 뚝 떨어지고 말았다. 세계 최하위의 출산율이다. OECD 평균 1.7명보다 한참이나 낮다. 신생아 수도 2016년 약 40만6천여 명에서 2018년 32만7천여 명으로 2년 사이에 약 8만여 명이나 줄어들었다. 통계청 통계는 이런 추세가 계속될 경우, 외국인 인구 유입을 감안 하더라도 2028년 5천194만여 명을 정점으로 2067년에는 3천929만여 명으로 감소할 것으로 전망한다.

인구가 줄어들면 그에 따른 부작용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전문가들은 큰 재앙이 닥쳐오는 일이라며 경고한다. 조금만 들여다봐도 누구나 짐작되는 문제들이다. 그에 따른 심각성과 엄중함을 굳이 얘기하지 않더라도 나라의 근간이 흔들릴 수가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이 없을 것이다. 하지만 대비는 미흡하고 미약하다. 그 어떤 것보다 우선하여 풀어내야 할 난제인데도 뒷전으로 밀려있다. 물론 개인의 문제는 아니다. 개인이 나선다고 해서 해결될 수 있는 일이 결코 아니다. 미래의 일이라 제대로 드러나지도 않는다. 어쩌면 우리 세대가 겪거나 감당해야 할 일이 아닐지 모르므로 피상적으로 느껴질 뿐이다.

일본은 1996년 1인당 GDP가 4만3천150달러였다. 그 이후 3만~4만 달러 언저리를 넘나들다가 2018년 4만106에 머물러 있다. 일본은 20여 년 넘는 동안 장기불황에 허덕이고 있다. 물론 환율의 등락이 크게 작용한 결과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그 여러 원인 중의 하나로 저출산과 노령화를 꼽는다. 그런 일본의 2018년 합계 출산율이 1.4명이었다. 우리의 0.88명보다 한참이나 높다.

정부에서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안간힘이다. 매년 천문학적 예산을 쏟아붓고 있다. 그다지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악화일로의 형편이다. 이를테면 돈만으로는 해결될 일이 아닌 것 같다. 지난 60년 전처럼 온 사회가 나서야 할 때다. 출산 의식의 대전환 운동을 펼쳐야 한다.

총선거가 코앞이다. 저출산 문제가 화두로 내걸려야 할 때다. 국가의 장래를 위해서는 그 어떤 정책보다 시급하고 엄중하다. 그렇지만 유권자의 표심과는 거리가 있다. 국가를 진정으로 사랑하는 후보가 내 걸 수 있는 공약이다.

과연 저출산 문제해결을 내세워 지지를 호소할 후보가 있을까. 예상이 빗나갔으면 좋겠다. 만약 그런 후보가 있다면 필자의 표는 그 입후보자의 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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