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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일제(日製) 불매’는 자존심, 꺾이지 말자

‘외삼촌 떡도 맛있어야 산다’는 말이 있다. 아무리 국산품을 애용하자고 애국심에 호소해도 소비자인 국민들은 품질 좋은 물건에 손이 가게 마련이다. 그것이 미국이든, 독일이든, 일본이든 말이다. 실제로 우리 국민들은 물건을 잘 만들어 내는 나라들의 제품을 선호했다. 특히 일본제품이 그랬다. 우리나라에서 일본 맥주는 불티나게 팔렸고 일본 여행지에서 우리말을 듣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그런데 지난해 7월 일본이 고순도 불화수소,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포토레지스트 등 반도체·디스플레이 핵심 소재 3개 품목에 대한 대한국 수출규제를 단행하자 일본제품 불매 운동과 일본여행 자제 운동이 시작됐다. 초기에 유니클로 관계자 등 일본 일부에서 ‘냄비근성’ 운운하며 일본 측 매출에 큰 영향을 주진 못할 것이라고 비웃었다. 일본은 한국의 불매운동이 과거에 성공한 적이 없고 일본에 대한 실질적 영향이 미미하다며 일부러 무시하는 분위기였다. 일본의 한 주간지는 “한국불매 운동 낮에는 반일, 밤에는 아사히 맥주로 건배, 어처구니없는 실태”라는 기사를 게재하기도 했다. “수입맥주 중 아사히가 가장 맛있고 인기 있기 때문에 일본 제품을 철거해도 판매점 매출이 떨어질 뿐“이라는 것이다.

이런 조롱은 불매운동에 기름을 부은 격이 됐다. 불매운동은 들불처럼 확산됐다. ‘냄비’가 아니라 ‘뚝배기’임을 증명했다. 2018년에 일본 맥주 수입액은 7천830만달러(약 914억원)어치였다. 그러나 지난해 일본 맥주 수입액은 3천976만달러(약 464억원)로 중국(4천346만달러·약 507억원)보다 적었다. 특히 불매 운동이 시작된 7월부터는 거의 국내 판매가 이뤄지지 않았다. 관광객들도 일본을 외면했다. 한국인 관광객이 즐겨 찾던 일본 남서부 지역의 여행·숙박업계가 경영난에 빠지는 등 심각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한다. 유니클로와 일본산 자동차 수입도 대폭 감소했다.

반도체·디스플레이도 국내 생산능력 강화와 대체품 수입 확대를 통해 빠르게 공급 안정화 단계에 이르렀다고 한다. 정부는 일본 수출규제 3개 품목의 국내 공급 안정화가 올해 안으로 마무리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심지어 일본 언론에서도 대일 의존도를 줄이기 위한 한국의 움직임이 성과를 내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런데 불매운동의 직격탄을 맞았던 유니클로 매출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는 소식이 들린다. “한국의 불매운동은 절대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는 유니클로 일본 임원의 망언을 그 새에 잊은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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