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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현장에서]왜 우리는 질문하지 않을까?

 

 

 

왜 우리는 질문을 잘하지 못할까? 질문을 잃어버린 우리들의 이야기를 되돌아보면, 다양한 측면에서 이유를 찾을 수도 있을 것이다.

학교 교실을 들여다보면, 너무나 조용하다. 도서관에서도 조용히 하라고 이야기 한다. 수업과정 중 질문을 하라고 해도 모두가 시선을 돌린다.

“다 알겠지?”라고 묻는 선생님의 말씀에 이해하지 못해도 “네에”하고 대답한다. 매사에 질문하지 못하는 이유는 질문을 하면, 혹시 내가 수업흐름을 방해하지 않을까? 남들은 다 알고 있는 데 나만 모른다는 것을 들키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질문을 꺼려할 수도 있다.

‘조용히 해. 칠판을 봐. 집중해야지. 정신 안 차릴래?’ 등등 학교에서나 사회에서 늘 듣던 이런 투의 이야기가 질문을 꺼려하게 만들고 질문은 시간낭비라는 생각이 들도록 만든 것은 아닐까?

그러나 제대로 질문하는 연습을 하지 못한 것도 큰 원인이다. 늘 질문을 통해 궁금하고 모르는 것을 제대로 이해하려고 노력해야 하는 데, 질문이 못하니 제대로 이해하지도 못하게 되는 것이다.

또, 입시위주의 교육으로 정답만 확인하고 찾아가는 교육 환경 속에서 물음은 애당초 시간낭비이며, 불필요한 것이라고 생각하게 됐다.

유대인 부모는 학교를 다녀온 자녀에게 ‘오늘 학교에서 선생님께 무엇을 질문했냐?’고 묻는데 한국의 부모는 ‘뭘 배웠냐?’고 묻는다고 한다. 부모님과의 대화도 대부분 질문과 답변으로 이어지는 토론을 많이 하는 유대인들에 비해 우리는 자녀들과 대화할 시간도 부족하고, 대화할 준비도 되어 있지 못하다.

질문은 기존에 내가 생각해 보지 못했던 부분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사고의 확장을 가져온다. 유대인 부모는 자녀가 모르는 것을 물어보면, 즉답하지 않고, 질문하는 자녀에게 대답하도록 반대질문으로 물어본다고 한다. 공부못한다고 윽박지르는 사람도 없고, 그 분야에서 최고가 되도록 밀어주는 것이 부모의 자세라고 한다. 그들에게는 공부가 관심사가 아니라 아이들의 기를 살려주는 데 초점을 맞춘다. 아이들의 호기심을 유발하는 질문을 많이 하고 소통하는 방법을 알게 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또, 탈무드를 배우고, 하브루타 토론법 등을 꾸준하게 가르친 교육덕분에 질문을 잘한다고도 볼 수 있다.

2010년 G20 폐막식에서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이 주최국 한국기자들에게 일곱 번이나 질문을 요구했다. 그러나 아무도 질문하지 않자 중국기자가 질문하고 싶다고 일어섰다. 오바마 대통령은 한국기자들에게 중국기자에게 양보해도 되겠냐고 물어보았지만 아무도 나서질 않아 중국기자가 아시아를 대표해서 질문한 일이 있다.

그 장면을 보고 참으로 부끄러웠다. 모든 배움의 시작은 ‘도대체 왜 그런 걸까?’에서 시작된다. 언제나 의심하고, 질문해야 진실을 알 수 있다. 질문을 위해서는 끊임없이 사고해야 하며 사고하면 내용을 이해하게 된다. 따라서 늘 질문할 수 있는 허용적인 분위기가 가정에서부터 학교나 사회 곳곳까지 질문하는 문화로 정착되어야 한다. 또 효과적인 질문을 위한 연습도 필요하고 교육도 이어져야 한다.

효과적인 질문은 질문을 받고 기존과는 다르게 생각하는 질문,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의 관점에서 생각하는 질문, 이유보다는 대안을 생각하게 하는 질문, 실행력을 끌어올리게 하는 질문, 가슴을 울리는 질문이 효과적인 질문이다.

이제는 자신의 생각을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고, 다양한 관점에서 생각하고 생각한 바를 자유롭게 펼칠 수 있는 장을 만들어 줘야 할 것이다. 각자 생각은 다를 수밖에 없다. 다른 생각을 허용할 수 있는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자기의 생각을 말로 제대로 표현하고 질문을 통해 배우고 성장할 수 있는 교육으로 바뀌어야 잃어버린 자존심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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